삐뚤빼뚤~ 발로 그린 그림체 뜬다…챗GPT ‘하찮은 낙서풍’ 사진 열풍
||2026.05.08
||2026.05.08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림판 스타일의 서툰 낙서처럼 바꾸는 방식이 새로운 바이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고품질 사진을 일부러 엉성하고 유치한 그림처럼 변환하는 프롬프트를 공유하며 색다른 AI 이미지 놀이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번 유행은 생성형 AI 이미지 기술이 그동안 추구해온 방향과 정반대에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AI 이미지 생성은 더 사실적이고 정교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이용자들이 오히려 완성도를 의도적으로 낮춘 그림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테크레이더 기자는 "그동안 챗GPT 이미지 2.0으로 미래의 자신이나 과거의 모습을 실사처럼 재현하는 실험을 했지만, 이번에는 AI에 반대로 움직이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용된 프롬프트는 "이 이미지를 마우스로만 MS 그림판에 대충 휘갈긴 서툴고 유치한 낙서처럼 다시 만들어 달라"는 형태였다.
핵심은 어설픔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데 있다. 챗GPT는 결과물에서 삐뚤어진 외곽선과 불규칙한 채색, 망설인 듯한 선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정교한 묘사를 최소화한 채, 원본 형태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는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테크레이더 기자가 의자에 앉아 있는 자신의 사진을 변환했을 때도 결과물에는 의자 윤곽과 옷 색상, 신발끈 정도만 남고 대부분은 겹쳐진 선과 거친 윤곽선으로 재구성됐다. 복잡한 풍경 사진에서도 비슷한 특징이 나타났다. 벨리즈 정글 사진을 변환하자 나무와 언덕, 유적의 계단 구조는 초록색 선과 회색 덩어리 중심의 단순한 형태로 축약됐다. 해당 기자는 이를 두고 "복잡한 풍경이 즐거운 혼란으로 바뀌었다"고 표현했다.
이미 AI가 만든 판타지 이미지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제트팩을 멘 펄프 히어로 스타일 이미지를 다시 낙서풍으로 변환하자, 제트팩은 단순한 원형 두 개와 끈 같은 선으로 줄었고, 배경 도시와 불꽃 역시 색 띠 수준으로 단순화됐다. 현실 사진보다 오히려 상상 속 장면에서 어린아이 그림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살아났다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결과물이 단순한 실패작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테크레이더 기자는 "그림은 엉망이지만 무작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형태를 최소한으로 유지해 무엇을 그린 것인지는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잘못 그린 것과 일부러 못 그린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완성도를 낮춘 방식 자체가 하나의 의도된 표현처럼 읽힌다고 설명했다.
이번 트렌드는 생성형 AI 이미지 시장이 단순히 고해상도와 사실감 경쟁만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익숙한 사진을 일부러 어설프게 비틀거나 망가뜨리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와 개성을 찾고 있다. 챗GPT 이미지 기능 역시 단순 보정 도구를 넘어, 프롬프트만으로 그림체와 완성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놀이형 창작 도구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 관전 포인트는 낙서풍 변환 자체보다 이용자들이 어떤 미학을 생성형 AI에 요구하느냐다. 더 완벽한 결과물만이 아니라 일부러 서툴고 유치한 표현까지도 새로운 미학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유행은 생성형 AI가 사실감의 극한뿐 아니라, 의도적인 ‘못 그린 감성’까지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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