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로봇 대응 등 노조 리스크↑ 그룹 노무 총괄 위상 높여 조직 확대 현대모비스에도 노무 담당 신설 최준영 현대차그룹 정책개발담당 사장. 현대자동차그룹이 노무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를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계열사 현대모비스(012330)에는 노무 전담 보직을 신설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을 둘러싼 노사 간 대치가 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노무관리 조직 전반을 강화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노조 역시 최근 정년연장 및 성과급 확대에 이어 로봇 도입시 대응안 마련 등 요구 사항이 크게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인사를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차는 그룹의 노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정책개발담당에 최준영 기아 국내 생산담당 및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사장을 임명했다. 기존에는 정상빈 현대차그룹 부사장(실장)이 맡던 자리인데 직급을 사장급(담당)으로 높여 노무관리 조직을 확대하며 무게를 더했다.
현대차는 최 사장이 기아의 국내 생산업무를 총괄하면서 입증한 현장 중심 리더십과 이해관계 조율·조정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최 사장의 이동에 따라 송민수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장 부사장이 기아 국내 생산 및 CSO를 맡는다. 현대차는 “최 사장은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발전적인 노사 상생관계를 조속히 구현하는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췄다”면서 “최 사장이 그룹 노무 전반을 총괄하며 노사 안정과 선진 노사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에 사내 노사 업무를 총괄하는 노사정책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정 부사장을 임명했다. 정 부사장은 현대차 정책개발팀장과 정책기획팀장, 정책개발담당을 차례로 거치며 노사 업무를 중점적으로 다뤄왔다.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램프 제조 자회사 유니투스 노조가 최근 무기한 파업을 단행하는 등 주요 계열사 내에서도 노사 분쟁이 확산하는 움직임이 보이자 대응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모비스는 최근 사업 구조조정을 다양하게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소득영 기아 생기센터장 전무를 화성공장장으로, 정광호 생기1실장 상무를 기아 생기센터장으로 각각 승진 및 보임했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와 효율적 생산 운영을 위해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해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종합적으로 보면 그룹 전반의 노무 대응 조직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원청인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갈수록 거세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기업 노조가 원청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하고 파업에 따른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법이다. 지난달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하청 노조들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을 상대로 교섭에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원청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7월부터 3차례에 걸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기아 소속인 최 사장이 현대차와 기아를 아우르는 그룹 총괄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형님, 기아는 아우로 여기는 소위 ‘형님·아우’ 인식이 사내에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