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확대 속 ‘리딩뱅크 경쟁’ 요동...건전성 리스크 부각
||2026.05.08
||2026.05.08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은행권이 기업대출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편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동시에 건전성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1분기 주요 은행의 순이익 순위가 뒤바뀌는 등 경쟁 구도가 요동친 가운데, 대출 포트폴리오 변화가 리스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이 1조1571억원으로 1위를, 하나은행(1조1042억원)과 KB국민은행(1조1010억원)이 뒤를 이었다.
상위 3개 은행 간 격차가 약 30억~5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초박빙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하위권을 형성한 농협은행(5577억원)과 우리은행(5312억원)은 3사와 격차가 큰 가운데, 우리은행이 4대 은행의 자리를 또한번 농협은행에 내준 것도 큰 특징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회성 비용과 비이자이익 변동성 등 비경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과징금, 해외사업 관련 손실, 충당금 적립 등 이벤트성 비용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순위 변동성을 키웠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역시 분기별로 리딩뱅크가 바뀌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실적 경쟁의 이면에는 '생산적 금융'을 펼치고 있는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1분기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65조281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82%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766조1577억원으로 0.21% 감소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이 감소한 가운데 기업대출이 3.0% 늘며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나은행(1.8%)과 KB국민은행(1.2%)도 안정적인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확대했지만, 증가분이 대기업 중심으로 쏠리는 특징을 보였다.
1분기 대기업 대출은 약 5% 이상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1%대 증가에 그쳤다. 일부 은행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이 오히려 감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리스크 관리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약 0.19% 수준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0.9% 안팎으로 더 높고 상승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 규제와 건전성 부담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대기업 대출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기업대출 확대가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0%, 신한은행 0.36%, 하나은행 0.56%, 우리은행 0.61%로 전분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세는 업권 전반의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커지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을 늘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 질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실적 경쟁이 오히려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확대는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른 흐름이지만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 연체율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며 "올해는 실적 경쟁 못지않게 자산건전성 관리가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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