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전력·데이터센터 다 부족"…블랙록 CEO, AI 시대 새 자산군 ‘컴퓨트’ 지목
||2026.05.07
||2026.05.0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컴퓨팅 자원 자체가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핑크 CEO는 밀컨 인스티튜트 행사에서 원시 컴퓨팅 파워를 사고파는 선물계약 시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핑크는 컴퓨트를 단순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시장이 가격을 매길 수 있는 희소 자원으로 규정했다. 그는 컴퓨트를 에너지나 농산물과 같은 원자재에 빗대며, 기업들이 연료 가격을 헤지하듯 AI 인프라 비용도 구조화된 선물계약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CEO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핑크는 "새로운 자산군은 컴퓨트 선물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AI 투자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반도체, 메모리, 전력 같은 물리 인프라를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묶을 수 있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모델 운영에 필요한 칩과 전력 용량 비용을 미리 잠그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는 현재 공급 여건이 AI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이 예상되는 AI 작업량을 감당할 만큼의 칩, 메모리, 전력 설비를 아직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핑크는 "우리는 전력이 부족하고, 컴퓨트가 부족하고, 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핑크는 AI 투자 과열론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 일각의 버블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기업과 반도체 대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도 했다. 나아가 이 분야에서는 자본 자체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랙록의 행보도 이런 인식과 맞물려 있다. 핑크는 블랙록이 이번 주 안에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은 13조9000억달러 규모의 블랙록 자산을 AI 인프라 분야로 더 깊이 투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단순 금융 제공을 넘어 물리 인프라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방향으로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핑크는 공식 발표 전까지 상대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실제로 컴퓨트 선물시장이 만들어지려면 먼저 표준화 문제가 풀려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가 관련 상품을 상장하려면 세대별 하드웨어 차이와 계속 바뀌는 AI 작업량을 반영해 무엇을 기준 단위로 삼을지 정해야 하는데, 컴퓨팅 성능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고 계약 단위로 환산할지 아직 업계 합의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핑크의 발언은 AI 인프라를 둘러싼 자금 흐름이 더 구체적인 실물 자산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상황에서 블랙록은 컴퓨트를 장기 자본이 담을 수 있는 실물형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업계가 컴퓨트의 표준 단위를 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파생상품 시장이 열릴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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