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선물부터 절세 전략까지...어린이 계좌 관심 커진다
||2026.05.07
||2026.05.07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주식시장 상승세와 자녀 금융교육 수요가 맞물리면서 미성년자 명의 투자계좌 개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어린이 통장이나 세뱃돈 저축에 머물렀던 자녀 자산관리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펀드, 연금저축계좌, 금 투자 등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최근 연령별 신규 계좌 개설 건수를 분석한 결과 4월 0~9세 신규 계좌 개설 증가율이 1월 대비 119.2%를 기록했다. 10대 신규 계좌 증가율도 101.1%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미성년자 고객 계좌 개설 현황과 국내외 주식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미성년자 계좌 개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미성년자 계좌당 평균 잔고는 약 1000만원 수준이었다.
계좌 수 증가와 달리 신규 계좌 투자 잔액은 일부 연령대에서 줄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0~9세 신규 계좌 투자 잔액은 올해 1월보다 6.0%, 10대는 28.1% 감소했다.
큰돈을 한 번에 넣기보다 소액으로 자녀 명의 계좌를 열고 장기투자와 금융교육을 병행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미성년자 계좌 증가 배경으로 주식시장 상승, 부모 세대의 투자 경험 확대, 모바일 계좌 개설 편의성, 자녀 금융교육 관심 등을 꼽는다. 자녀 명의 계좌가 단순한 용돈 관리 수단을 넘어 장기 자산 형성과 경제교육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상품의 대표적인 선택지는 미국 대표지수형 ETF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미국 대형 우량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장기투자 상품으로 자주 언급된다.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미국 증시 전반의 성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술 성장주에 관심이 있다면 미국 빅테크 ETF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반도체, 플랫폼 기업 등 장기 성장 산업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코스피200, 고배당주, 국내 우량주 펀드 등도 대안이다. 국내 주식형 ETF와 펀드는 국내 기업 구조와 배당 정책을 자녀와 함께 설명하기 좋고 환율 변동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장기 적립식으로 운용하면 시장 등락에 따른 매수 시점을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피지컬AI, 로봇, 반도체, 전력 인프라 등 미래 산업을 담은 테마형 ETF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테마형 상품은 성장성이 큰 만큼 가격 변동도 클 수 있다.
자녀 계좌에서는 전체 자산 중 일부만 배분하고 핵심 자산은 넓게 분산된 지수형 상품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세금 측면에서는 증여 시점과 신고, 계좌 유형이 중요하다. 현행 세법상 미성년 자녀는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10년간 2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성년이 된 뒤에는 10년간 50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부모가 각각 2000만원씩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금액을 합산해 판단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태어났을 때 2000만원을 증여하고 10년 뒤 다시 2000만원을 증여하면 미성년 기간 중 총 4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이전할 수 있다.
성년 이후에는 5000만원 공제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증여 후 자산 가치가 오르면 상승분은 원칙적으로 추가 증여로 보지 않기 때문에 장기투자와 결합할 경우 절세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증여세가 없더라도 증여 사실을 신고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증여세 신고기한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다. 향후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하거나 추가 증여 여부를 판단할 때 신고 내역이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직접 증여할 때는 평가 방식도 따져야 한다. 상장주식은 통상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최종시세가액 평균으로 평가된다.
주가 변동에 따라 예상보다 증여재산가액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현금을 먼저 증여해 신고한 뒤 자녀 계좌에서 장기투자 상품을 매수하는 방식이 더 단순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 계좌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방식도 주의가 필요하다. 미성년 자녀 계좌에서 잦은 매매가 이뤄지거나 부모 투자 판단으로 큰 수익이 발생하면 자녀 계좌가 사실상 부모의 차명계좌처럼 보일 수 있다. 자녀 금융교육 목적이라면 단기 매매보다 정기적 적립, 장기 보유, 투자 내역 기록이 바람직하다.
해외주식 투자도 세금 변수를 살펴야 한다. 해외주식은 연간 양도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통상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율은 22% 수준이다.
또 자녀의 양도소득금액이 연간 100만원을 넘으면 부모의 연말정산 인적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세금이 실제로 나오지 않는 250만원 기본공제 구간이라도 인적공제 판단에서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는 해외 개별주식과 과세 방식이 다르다. 일반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의 매매차익과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된다.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이면 분리과세 대상이지만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자녀 계좌 규모가 커질수록 상품별 과세 구조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절세계좌로는 연금저축계좌가 거론된다. 연금저축은 가입 연령 제한이 없고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도 개설할 수 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에서 일반 개별주식이나 해외주식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상장 ETF와 펀드 등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연금저축계좌 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은 당장 과세되지 않고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진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 원금은 인출 때 과세 대상이 아니며 운용수익은 연금 수령 요건을 갖추면 연금소득세가 적용된다.
다만 중도 해지나 연금 외 수령 때는 기타소득세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장기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금 투자에서는 KRX 금거래계좌가 절세 수단으로 언급된다. 금 ETF나 은행 금통장은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고 실물 금은 매매차익 비과세 장점이 있지만 부가가치세와 세공비 부담이 있다.
KRX 금거래계좌는 장내거래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물로 인출할 경우 부가가치세와 출고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계좌 내 장기 보유 목적과 구분해야 한다.
결국 자녀 계좌의 핵심은 수익률보다 구조다. 먼저 10년 단위 증여공제 한도를 활용해 자금을 이전하고 신고 기록을 남긴 뒤, 장기 분산투자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순서가 필요하다.
상품은 미국 대표지수형 ETF, 국내 우량주·배당형 ETF, 장기 적립식 펀드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테마형 ETF는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 계좌는 단기간 수익을 내기 위한 계좌라기보다 자녀에게 투자 원리와 위험 관리, 장기 자산 형성 과정을 알려주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며 "상품 선택 못지않게 증여 신고, 세금 구조, 투자 기록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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