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출석 피의자 문 앞서 체포한 경찰… 대법 “과정 위법하지만 징역형 타당”
||2026.05.07
||2026.05.07
자진 출석하는 피의자를 경찰서 앞에서 체포한 경찰의 행위가 위법하지만, 피의자의 유죄는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2일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모(46)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유씨는 2020년 8월부터 2021년 1월까지 경기 의정부시에서 오피스텔 4개 호실을 빌려 여성 종업원들을 고용한 뒤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유씨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2021년 1월 25일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같은 해 2월 유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유씨는 2월 19일 오후 3시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그런데 경찰관 3명은 잠복해 있다가 2월 19일 오후 2시 58분 경찰청 앞에서 자진 출석하고 있던 유씨를 체포했다. 과거 유씨가 성매매 알선으로 두 차례 처벌을 받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등 증거 인멸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1심은 유씨에게 징역 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1760만원 추징을 명했다. 유씨는 “경찰청에 자진 출석했는데도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지 못한 채 불법체포됐고, 수사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에 못 이겨 자백을 했기 때문에 수집된 증거는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은 유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경찰이 자진출석 중이던 유씨를 체포한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수사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어 보이므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체포 당시 경찰관이 유씨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고, 녹화된 수사 영상을 확인한 결과 강압·강요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유씨 체포가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유씨는) 자진출석하기로 약속한 시간에 경기북부경찰청 정문 앞 안내실에 도착해 담당 부서의 위치를 묻고 있었다고 한다”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언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의 위법성이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았다”며 원심 판결의 정당성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유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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