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대표 도입 NH證, 윤병운 연임 무게… 다른 한 명은?
||2026.05.07
||2026.05.07
NH투자증권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사업 확대에 따른 전문 경영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지배구조 측면의 영향력 확대 논란과 조직 내 비효율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운영체제 변경안’을 의결해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재개하고 새로운 각자대표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자대표 체제는 2명 이상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사업 부문을 나눠 경영하는 구조다. 회사는 기업 규모 확대와 사업 영역 다변화로 단독대표 체제만으로는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책임 경영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체제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윤병운 현 대표가 한 축으로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이미 성과를 입증했다. 윤 대표 체제 아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0.3% 증가한 6367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국내 3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자금 운용 여력도 한층 확대됐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각자대표 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 성장 국면에서 경쟁력과 책임 경영 체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IMA 이후 확대되는 사업 기회를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체제 전환을 지배구조 측면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지배주주인 농협중앙회와 이를 이끄는 강호동 회장의 계열사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상장사지만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로 이어지는 이중 지배구조로 과거에도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논란이 제기됐다. 각자대표 체제가 외형상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구조이지만, 실제로는 권한 분산이 아닌 농협중앙회와 지주의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각자대표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실적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해 성과를 낸 사례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부터 글로벌·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리테일 부문을 나눠 운영하고 있으며, KB증권 역시 IB와 WM을 분리한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메리츠증권 또한 세일즈앤트레이딩(S&T)·리테일과 IB 부문을 분리한 투톱 체제로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구조적 한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대표 간 의사결정 충돌, 조직 내 ‘줄서기’와 정치화, 주요 의사결정 지연 등의 단점도 있다. 각자대표라 해도 중요한 사안은 결국 상호 조율이 필요해 단독대표보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특히 대외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는 사업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명확한 역할 분담과 리더십 조율이 전제되지 않으면 오히려 조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NH투자증권이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잡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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