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풀렸지만 중과실 아냐”… 당국 제재에 카카오모빌 前 CFO 승소
||2026.05.04
||2026.05.04
법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른바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내린 과징금과 인사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회계처리 방식 자체는 기준 위반에 해당하지만, 임원 개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호성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이창민 전 카카오모빌리티 CFO가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감리결과조치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2022년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해 매출액을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로부터 받는 가맹수수료 20%와 택시에 지급하는 업무제휴수수료 16.7%를 각각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으로 인식하는 총액법으로 회계처리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방식이 잘못됐다고 봤다. 가맹수수료 20% 전체가 아니라, 가맹수수료에서 업무제휴수수료를 뺀 3.3%만 영업수익으로 잡는 순액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감원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전 CFO에게 과징금 3억4620만원을 부과하고, 면직 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 조치를 했다.
법원은 회계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가맹계약과 업무제휴계약을 별개의 거래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계약 구조로 봤다. 업무제휴계약에 따라 지급된 활동비는 실질적으로 가맹점에 지급하는 대가에 해당하므로, 이를 수익에서 차감하지 않은 채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모두 키워 잡은 회계처리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제재의 핵심 전제가 된 ‘중대한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업회계기준서가 개별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종합적으로 따져 수익 표시 방식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어, 전문가 사이에서도 해석이 갈릴 수 있다고 봤다. 이 전 CFO가 총액법을 적용한 것이 명백히 잘못된 회계처리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순액법을 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신사업의 특성도 고려했다. 회계처리 관행이나 선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사업을 하는 회사는 당시 합리적으로 보이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위반 동기가 분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과실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총액법을 택했다는 금융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익과 비용이 함께 과대계상됐을 뿐 다른 재무지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고, 투자자에게 정보가 은폐됐다고 볼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면직 권고 등 인사 조치도 지나치게 무겁다고 봤다. 이 전 CFO가 주의의무를 심각하게 저버렸다고 보기 어렵고, 금감원 감리 결과를 수용해 2020~2022년 연결재무제표를 순액법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 공시한 만큼 회계처리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도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의무 위반 내용에 비해 제재 처분이 과중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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