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키운 LG엔솔, 줄인 삼성SDI… 하반기 배터리 생존법은
||2026.05.01
||2026.05.01
국내 배터리 ‘투톱’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삼성SDI는 손실 폭을 줄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전기차 수요 회복 여부와 ESS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가 향후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이어졌지만 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2% 줄었다. 시장 예상치(최대 2800억원 손실)를 크게 밑돌며 ‘선방’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5550억원,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도 9440억원에 달했다. 매출까지 전년 대비 2.5% 감소하며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에 경고등이 켜졌다.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핵심 변수는 사업 포트폴리오다.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고부가 배터리를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미국 현지 ESS 생산 확대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와 함께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UPS(무정전전원장치),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백업유닛(BBU) 등 전방 산업 수요 회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결국 양사의 실적 격차는 ‘ESS 중심’과 ‘EV 중심’ 전략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삼성SDI는 ESS와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럽 보조금 정책과 고유가 환경을 바탕으로 전기차 수요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미국 내 라인 전환을 통해 ESS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부진했던 유럽 시장 점유율 회복으로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4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과 전고체 배터리 양산까지 감안하면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여전히 전기차(EV) 중심 사업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북미 지역 대규모 투자에 따른 초기 가동 비용과 인력 확충 등 고정비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한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역시 부담을 키웠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중장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에서 100GWh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총 수주 잔고를 440GWh 이상으로 늘렸다. 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테네시 공장 일부 EV 라인을 ESS로 전환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나섰다. 올해 말까지 5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 확보가 목표다.
전략 수정의 신호도 감지된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ESS 라인 확대를 검토했지만, 원통형 배터리 생산 중심으로 방향을 튼 점은 상징적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서도 향후 수요 회복에 대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관건은 전기차 시장의 회복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캐즘 구간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ESS 수요 증가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이 연간 10조원을 넘어 EV 매출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성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ESS 매출액을 10조4000억원으로 예상하며 연간 EV 매출액을 앞지를 것”이라며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미국 ESS 시장이 본격적인 업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전기차 캐즘이라는 공통된 위기 상황이지만, ESS 등 신시장 대응과 원가 통제 능력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수요 회복 국면에서 누가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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