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김병오 “배달로봇 법규제 해소하고 제도 개선돼야” [FMF2026]
||2026.04.30
||2026.04.30
“로봇이 보행자 지위로 어느 곳이든 주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가 해소된 것처럼, 여러 법·제도 개선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김병오 우아한형제들 로보틱스랩 실장은 30일 IT조선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미래 모빌리티 포럼 2026’에서 ‘배달 플랫폼을 통한 자율주행 로봇의 상용화 사례 공유’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부터 로봇 서비스 도입을 검토했으며, 2022년부터 로봇을 직접 개발하기로 하고 로보틱스랩을 신설해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개발 자율주행 로봇 ‘딜리’를 서울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며 배달 로봇의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 실장은 “우아한형제들 로보틱스랩은 기술을 넘어 배달 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로봇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달 생태계의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하나의 배달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배민 B마트와 도심 물류 네트워크에 완벽하게 통합된 차세대 라스트마일 인프라 설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들어 배달 로봇의 글로벌 성장세를 설명했다. 김 실장은 미국 자율주행 배달 로봇 운영사 서브로보틱스(Serve Robotics)를 사례로 들며 미국 도심에서 확산되는 배달 로봇 시장을 소개했다.
김 실장은 “서브로보틱스는 현재 2000대 이상의 로봇을 미국 도심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북미 주요 20개 도시, 110개 이상의 지역에서 운영 중이고 99.8%의 배달 완료율을 보였다는 수치도 공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미국에서도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 배달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실제 도심 인프라에서 주행하며 상용화에 다가가고 있다”며 “더 나아가 수익성에 대한 고민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미국 시장의 경우 기존 배달에는 8~10달러 수준의 인건비가 발생하고, 운영비 부담은 배달 플랫폼 시장 성장에 지속적인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며 “배달 로봇은 차량 등 기존 배송 수단과 비교해 더 작은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 형태를 갖췄고, 생산 비용과 운영 연속성 측면에서도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브로보틱스는 배달 로봇 1회 운행당 1달러 수준의 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실장은 배달 로봇을 라이더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더와 배달 로봇의 관계에 대해 “배달 로봇이 라이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생하는 과정에 있다”며 “배달 로봇 딜리의 목표는 라이더 수급이 어려운 배달 권역이나 기상 악화 등의 상황에서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더들에게는 고부가가치 배달 건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공공 공간에서 배달 로봇 운영을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 ▲인프라 ▲사회적 수용성 ▲제도와 거버넌스를 제시하며 세 요건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인프라의 경우 좁은 보행로, 도로 파손, 로봇 주행을 고려하지 않은 보행로 설계 등 여러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실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와 거버넌스를 언급하며 법적 규제 해소와 제도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현재는 로봇이 보행자 지위를 갖고 국내 이면도로와 보행로 등에서 주행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광고문, 광고물 부착과 같은 옥외광고물법이나 여러 수익 창출 수단에 대해서는 여전히 법적 규제가 존재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접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한 논의는 해외에서도 다변화될 것이며, 우아한형제들이 만드는 기술이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사회적 수용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 보행로와 이면도로를 주행하는 과정에서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수용돼야 하는 과정이 있다”며 “해외 사례를 보면 실제 주행하는 로봇을 파손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 수용성도 함께 고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인프라와 생태계 통합을 배달 로봇의 미래 방향성으로 꼽았다. 그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 도로 인프라와 통신, 교통 정보를 수신하는 인터페이스가 로봇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R2X(Robot to Everything)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개발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심 환경에서 보다 안전하게 주행하는 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아한형제들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회사나 플랫폼 회사, 배달 로봇 제조사를 넘어 라스트마일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배달 플랫폼의 혁신이 도로 위에서 보도로 이어지고 일상에 안전하게 스며들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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