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아태지역 성장 제자리걸음… ADB “경제 둔화·물가 급등”
||2026.04.30
||2026.04.30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금융 여건이 악화하면서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아태 지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4.7%로, 내년은 5.1%에서 4.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융시장 긴축, 교역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2026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5.2%로 크게 상향했다.
간다 마사토 ADB 총재는 이번 조정이 ‘중대한 하향 수정(significant downward revision)’이라며 “일시적 변동이 아닌 글로벌 에너지·무역 네트워크 전반의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충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쟁 여파는 원유 가격을 올려 생산비와 운송비를 끌어올리고,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과 실물경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아태 지역이 이번 전쟁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 지역이자 글로벌 제조·무역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ADB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정제유·천연가스를 대규모로 순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해상 운송으로 들여오는 나프타(naphtha)의 절반 이상이 중동을 통한다. 제조업 역시 화학 원료와 비료, 의약품 원료, 반도체 부품 등을 필요한 때에 맞춰 공급받는 구조라 외부 충격에 더욱 민감하다.
ADB는 미국과 이란 분쟁이 격화될 경우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월 이후 유가가 급등한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아시아권 개발도상국 성장률은 올해 4.2%, 2027년 4.0%까지 둔화할 수 있으며, 물가 상승률은 올해 7.4%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DB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이 에너지 소비량을 관리하는 동시에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광범위한 에너지 보조금과 가격 통제는 축소하고, 대상이 명확하고 일정 기간에 한정된 재정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적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과도한 긴축보다는 목표를 정한 유동성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전쟁은 아태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성장률에 타격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유가가 전쟁 전보다 80% 오르면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기존 3.4%에서 2.6%로 급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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