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TS 경쟁 ‘활활’...AI·콘텐츠 앞세워 플랫폼 전환 잇따라
||2026.04.30
||2026.04.30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증권사 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수료와 주문 속도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콘텐츠, 커뮤니티, 간편 사용성이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오는 5월 신규 MTS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하나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3%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새 MTS 출시와 영업 채널 효율화 등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새 MTS의 핵심은 AI와 디지털 기능 강화다. 기존 이용자가 익숙하게 쓰던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초보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간편 모드'를 도입하는 방향이다. 복잡한 메뉴를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을 전면에 배치해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리는 전략이다.
메리츠증권도 차세대 투자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서비스 '모음' 베타 버전은 상반기, 정식 출시는 하반기 일정으로 추진돼 왔다. 다만 플랫폼 완성도와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실제 출시 일정은 개발 상황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넥스트증권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MT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은 AI와 숏폼 콘텐츠 결합이다. 긴 리포트나 복잡한 투자 정보를 짧은 영상과 요약 콘텐츠로 제공하는 계획으로 리테일 조직은 160여명 수준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MTS 개발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크로스플랫폼 기반 서비스 '나무X'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베타 버전 공개가 예정돼 있는 나무X는 모바일, 태블릿, PC 등 여러 기기에서 비슷한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기마다 다른 화면을 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 흐름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다른 증권사들도 기존 MTS 개편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M-STOCK 3.0' 전환을 본격화했다. 핵심 서비스인 'MY자산'을 개편해 자산현황, 세부잔고, 투자수익, 투자활동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리서치와 AI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MTS를 고도화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 정보 제공, 리포트 요약, 맞춤형 콘텐츠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온라인 기반 증권사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은 낮은 거래 비용, 직관적인 사용자환경, 커뮤니티 기능을 앞세워 리테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모바일에 익숙한 투자자를 중심으로 간편한 거래 경험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3347조42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477조966억원보다 2.26배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의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7배 증가했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MTS 경쟁력이 곧 리테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이 앱에 들어와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 판단을 하고 실제 주문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모두 MTS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앱 사용성이 떨어지거나 정보 제공이 부족하면 고객 이탈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기능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산 안정성은 MTS 경쟁의 또 다른 핵심 변수다. 투자자가 몰리는 시점에 접속 장애나 주문 지연이 발생하면 단순 불편을 넘어 손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도 전산 안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주식시장 거래량 증가로 전산장애 우려가 커지자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IT 부문 점검을 진행했다. MTS 오류 대응 체계와 트래픽 급증 대비, 외부 연계 시스템 장애 확산 차단 여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MTS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가 늘고 해외주식 자금의 국내시장 유입 기대가 커지면서 브로커리지 점유율 경쟁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단순히 주식 거래만 하는 것을 넘어 AI와 콘텐츠, 커뮤니티 기능이 결합되면서 MTS의 역할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컨텐츠 제공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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