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유럽·LG는 동남아…HVAC 여름 성수기 ‘정면 승부’
||2026.04.30
||2026.04.30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전략으로 맞붙고 있다. 전통 가전 수요 둔화 속에서 HVAC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양사는 지역과 사업 방식에서 뚜렷한 대비를 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최대 공조업체인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단숨에 현지 기반을 확보했고, 북미에서는 미국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통망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대형 인수와 파트너십을 결합해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추가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LG전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현지 밀착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을 겨냥해 맞춤형 공조 솔루션을 공급하며 시장 저변을 넓히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아시아 15개국 파트너를 국내로 초청해 협력 확대에 나섰고, 실제 프로젝트 사례와 설계 역량을 공유하며 장기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외식 매장 등 다양한 현지 환경에 맞춘 설계 사례를 통해 맞춤형 대응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양사의 공통 전략은 HVAC를 단순 냉방 제품이 아닌 미래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도화된 냉각 기술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와 AI 기반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빌딩 관리 시스템(BMS)과 중앙공조를 결합해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북미 HVAC 시장은 최대 100조원 이상 규모로 평가되며, 동남아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동남아 HVAC 시장은 2024년 약 221억달러(약 30조원)에서 2030년 330억달러(약 45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에어컨 보급 확대와 도시화, 전력 수요 증가가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HVAC 시장은 제품 판매를 넘어 에너지 관리와 유지보수, 운영 효율까지 포함하는 통합 솔루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력 효율과 운영비 절감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면서 기업 간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HVAC는 한 번 공급하면 유지보수와 에너지 관리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라며 “가전 수요 둔화 국면에서 이터센터 냉각과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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