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번 충전도 끄떡없다…中, 리튬보다 80배 저렴한 철 배터리 개발
||2026.04.29
||2026.04.29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6000회 이상 충·방전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전철(鐵) 기반 흐름 배터리(all-iron flow battery)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원료 비용이 리튬 기반 배터리보다 최대 80배 저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차세대 전력망 저장장치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전철 흐름 배터리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온 장기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철 흐름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모두 철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는 구조로, 원료 가격이 낮고 화재 위험이 적어 대규모 전력망 저장장치용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기존에는 음극에서 발생하는 수소 가스 부반응과 활성 물질 손실, 전해질 간 교차 이동 문제 때문에 반복 충방전 수명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철 복합체 음극 전해질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이런 문제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입체 장애가 큰 구조와 음전하 보호층을 적용해 전기화학적 안정성과 막 투과 억제 성능을 동시에 높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12개의 유기 리간드를 기반으로 11종의 철 복합체를 설계한 뒤 최종 전해질을 선별했다. 이 전해질을 적용한 전철 흐름 배터리는 전류 밀도 80mA cm−2 조건에서 6000회 이상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비용 경쟁력도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5년 동안 t당 7000달러에서 8만달러 사이를 오갔지만, 전철 흐름 배터리 원료인 황산철은 산업 부산물 형태로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이 제시한 80배 저렴한 비용은 원재료 기준 비교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실제 전력망 저장장치 구축에는 이온교환막, 펌프, 전력변환장치 등 추가 설비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의 이온교환막 사용을 줄일 수 있을지가 상용화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원료비 우위가 실제 시스템 가격 경쟁력으로 그대로 이어질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장주기 에너지 저장 수요 확대와 맞물려 전철 흐름 배터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유틸리티급 저장장치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도하고 있지만, 며칠 이상 전력을 저장해야 하는 장주기 영역에서는 에너지 밀도보다 긴 수명과 낮은 자본비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성과는 아직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진은 아직 파일럿 설비 구축이나 상용화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6000회 수명 역시 실험실 셀 기준으로, 실제 킬로와트급 또는 메가와트급 시스템에서는 열관리와 막 오염, 전류 분배 등 변수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독립적인 성능 검증과 실증 설비 운영 결과가 상용화 가능성을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철 기반 원료가 가진 낮은 비용 구조 자체는 장기적으로 전력망 저장장치 시장의 비용 경쟁 구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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