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화양지구, 4450가구 입주했는데 상가 하나 없는 ‘반쪽 신도시’
||2026.04.29
||2026.04.29
경기 평택 화양지구에서 아파트 4450가구가 입주를 마쳤지만 상가와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전무한 ‘반쪽 신도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토지주와 조합원들이 평택시를 상대로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평택 화양지구 개발조합, 일부 토지주와 주민들은 이날 평택시청 앞에서 약 2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개별 필지 인허가 허용과 사업 정상화를 촉구한다. 이번 집회는 1차 시위로, 5월 13일과 20일에도 추가 집회가 예정돼 있으며 이후 평택시 대응에 따라 시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합원 약 3000명은 사업비 부족분을 분담할 경우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택 화양지구는 2008년 지구 지정 이후 약 20년 가까이 추진된 민간 주도 환지 방식 도시개발사업으로, 총 279만㎡ 규모에 계획 가구수 약 1만7700가구, 계획 인구 약 4만9500명(최대 5만4000명)에 달하는 서평택 핵심 주거지다. 평택항과 포승·현덕 국가산업단지 배후 주거지로 조성되는 사업으로, 민간 환지 방식 도시개발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지난 2018년 환지계획 인가 이후 본격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해 8월 첫 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4450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여기에 오는 7월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1차(1554가구) 등을 포함해 약 3000~4000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으로, 연내 7000~8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환지 방식은 토지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토지 일부를 도로·공원 등 공공시설용지로 제공하고, 나머지를 개발 후 다시 토지로 돌려받는 구조다. 공공이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과 달리 사업비를 조합이 부담하는 대신 토지 가치 상승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 속도와 달리 상업지·준주거지 등 개별 필지 개발이 지연되면서 상가와 병원, 학원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사실상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내 상가도 부동산 중개업소 위주로 채워지면서 실질적인 생활 편의 기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주민들은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뭐 하나 하려면 안중읍이나 평택 구도심으로 나가야 하고, 자가용이 없으면 이동하기 더 힘들다”면서 “버스를 타고 평택 시내 쪽으로 나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아직 아무것도 없어서 모든 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수퍼 같은 건 최근에 조금 생기긴 했지만, 생필품이나 병원 이용은 결국 평택 시내나 고덕 쪽으로 나가야 한다”며 “최소 5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할 때는 인프라가 곧 들어설 거라고 들었는데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조합 측에 따르면 한 입주민이 아이 열이 크게 올랐는데 병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119를 부른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사업비 부족 문제를 둘러싼 평택시와 조합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조합 측은 외부 회계법인 검토 결과 사업비 약 3040억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광역교통부담금이 670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급증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조합은 도시개발법상 ‘준공 전 사용허가’ 조항을 근거로 개별 필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고등학교 부지 2곳 중 1곳을 축소하고 공동주택 용지로 전환해 매각하면 부족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조합 관계자는 “평택시가 내부 생활 인프라보다 외부 광역교통 사업비 확보를 우선하면서 개별 필지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며 “시는 사업비 부족분을 이유로 조합원들에게 사전 부담을 요구하고 이를 전제로 허가를 내주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평택시는 도시개발사업 구조상 사업비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 검토에서 사업비 부족이 확인된 만큼, 이를 해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필지 개발을 허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시는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환지받는 토지를 일부 조정하거나 추가 분담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반영한 환지계획 변경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준공 전 사용허가는 조건 충족 시 검토가 가능한 사안으로, 부족 사업비 일부 선납과 잔액 납부 계획, 환지계획 변경 시 인접 토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조합 측에 요구했다”라며 “환지 방식 도시개발사업은 사업비를 조합이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이러한 해소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필지 개발을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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