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는 무리?… 개인, 코스피 하락 베팅에 美 ETF ‘줍줍’
||2026.04.29
||2026.04.29
코스피가 6600선까지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 중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미국 주식 ETF를 사들이는 등, 짧은 기간 높이 치솟은 주가 수준과 상대적으로 약세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883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33조5690억원 순매수에서 ‘팔자’ 전환이다. 2거래일 남아 있지만, 순매도세가 지속되면 작년 9월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액(10조4858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ETF 시장에선 ‘사자’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순매수 상품 대부분 코스피 추가 상승과 거리가 멀었다. 개인이 27일까지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코스피200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으로 602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을 반대로 추종하는 ETF인 ‘KODEX 인버스’ 순매수액도 1779억원으로 컸다.
하지만 코스피는 이달 25.4% 올랐다. 주요국 주가지수 중 상승률 1위다. 코스피 강세에도 지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역베팅한 셈이다.
해외주식형 ETF로도 자금이 쏠렸다. 개인은 이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을 3156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을 2440억원, ‘KODEX 미국S&P500’을 1900억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을 1842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모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반면 순매도 상위 상품으로는 ‘KODEX 레버리지’(-1조4662억원), ‘KODEX 코스닥150’(-4778억원), ‘KODEX 200’(-3469억원) 등 한국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투자 행태는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연초 이후 비교적 상승 폭이 작았던 미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7일 기준 2.11배로 1년 전(0.89배)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코스피가 PBR 2배를 기록한 건 2001년 관련 집계 이후 처음이다.
과열 지표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투자분석사이트 구루포커스(GuruFocus)에 따르면 우리나라 버핏지수는 239.98%로 집계됐다. 1년 전엔 93.46%였다. 분석 대상 26개국 중 홍콩(1374.77%)·남아공(323.33%)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미국(228%), 중국(74.5%)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돌았다. 버핏지수란 한 국가의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국내시장복귀계좌(RIA) 도입 속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미국 증시도 해외주식형 ETF 매수에 불을 붙였다.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인 나스닥은 이달 들어 19.7%, S&P500은 13.1% 각각 급등했으나 연초 이후 상승률로는 7.1%, 4.8%에 불과하다. 연초 이후 60% 가까이 오른 코스피와 비교된다. 또 해외주식형 ETF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비과세 및 저율 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충분했다.
다만 시장에선 단기 과열 부담이 있긴 하나 실적과 인공지능(AI) 수요가 뒷받침해 코스피 상승 추세가 크게 꺾일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외국인의 공매가 늘어나긴 했으나 보유 주식 급등에 따른 변동성 위험 헤지(위험회피)차원의 수요도 함께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한국 증시는 단기간 많이 오르고, 미국 증시는 덜 올라 가격 부담 차이에 따른 자금 이동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흐름은 아니어서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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