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동안 못 푼 수학 문제, 챗GPT 힌트로 풀렸다
||2026.04.28
||2026.04.28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전문적인 수학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이 챗GPT의 도움을 받아 60년간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를 해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23세 수학 애호가 리엄 프라이스(Liam Price)는 수학자 폴 에르되시가 제시한 미해결 문제에 대해 기존 전문가들과 다른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냈다.
해결의 핵심은 인공지능(AI) 활용 방식에 있었다. 프라이스는 공식 적용이나 증명에서 출발하는 전통적인 접근 대신, 먼저 챗GPT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도록 한 뒤 사람이 그 결과를 선별하고 다듬는 방식을 택했다.
챗GPT가 문제의 정답을 직접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사람이 쉽게 떠올리지 못했던 접근을 내놓았고, 프라이스는 그중 유효한 실마리를 골라 실제 풀이로 연결했다. 최종적으로 제출된 해법은 수학 전문가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이었다.
이번 사례는 AI가 수학자의 역할을 대체했다기보다, 인간의 사고 범위를 넓히는 도구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학자 테런스 타오는 "사람들은 보통 이 문제를 다룰 때 첫 수부터 약간 잘못된 방향으로 갔다"고 짚었다. 그는 이 문제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이유도 문제 자체의 난도뿐 아니라, 인간의 사고 습관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수학계에서는 기존 직관이나 관습에 덜 묶인 이런 접근이 다른 미해결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연구 현장에서도 챗GPT를 활용해 과거 문헌을 다시 검토하거나, 놓쳤던 부분 해법을 찾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AI의 지원으로 새로운 증명 아이디어를 발굴한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AI의 역할도 기존 생성형 AI 활용 사례와는 다소 달랐다. 이번 협업에서 챗GPT는 완성된 답을 내놓는 계산기나 증명 도구가 아니라, 가능한 접근법을 넓게 제시하는 발상 도구에 가까웠다. 사람이 그중 오류와 가능성을 구분하고, 수학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만 남기는 과정이 핵심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사례는 AI 활용 능력 자체보다 인간의 검증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보여준다. AI가 낸 아이디어가 모두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부분을 살리고 어떤 부분을 버릴지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프라이스의 성과도 챗GPT의 답변을 그대로 따른 결과라기보다, AI가 던진 단서를 사람이 끝까지 해석하고 증명 가능한 형태로 정리한 결과에 가깝다.
다만 한계도 분명했다. 현재 AI는 엄밀한 수학 증명을 자율적으로 구축하는 데 여전히 제약이 있다. 이번에도 챗GPT가 내놓은 증명은 완성도가 낮았고, 사람이 그 의미를 해석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AI가 곧바로 수학자를 대체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의 의미는 작지 않다.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개인이 AI와 협업해 전문가들도 도달하지 못했던 해법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수학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능력뿐 아니라,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난 경로를 어떻게 찾아내느냐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AI는 증명을 대신 쓰는 도구보다, 인간이 놓친 가능성을 넓혀주는 탐색 도구로 먼저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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