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인디 지원사업 ‘데브캠프’, 공정성·졸속 행정 논란
||2026.04.28
||2026.04.28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주관 지원 사업 ‘2026 코리아 인디 게임 데브캠프’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기획 단계의 유망한 프로젝트 발굴이 당초 목적이었으나 이미 개발이 상당 수준 진행된 게임을 대거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또 1400건이 넘는 신청서를 단 이틀 만에 심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취지와 평가 신뢰성 모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6 코리아 인디 게임 데브캠프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총 60억원의 예산을 교부받아 운영되는 콘진원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해 초기 빌드, 프로토타입, 버티컬 슬라이스(완성도 높은 데모 버전)로 이어지는 스케일업 형식의 지원이 이뤄진다. 지원 대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기획)를 보유한 창업 7년 미만의 법인·개인사업자’로 제한했다.
이번 사업이 관심을 모았던 것은 파격적인 지원 정책에 있다. 최종 선정 시 기업은 과제당 최대 1억4000만원, 개인은 최대 8500만원의 개발장려금을 받는다. 자금 운용은 자율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네오위즈, 디스코드, 스마일게이트, 컴투스홀딩스, 크래프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펄어비스 등 7개 기업의 후속 지원과 연계돼 많은 인디 게임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논란은 우수기획 단계의 선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콘진원은 4월 20일 1차 우수 기획 단계에서 총 130개 프로젝트(법인 70개, 개인 60개)를 발표했다. 하지만 선정 결과를 두고 현장에서는 “공모전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콘진원 지원 공고를 보면 출시 완료 또는 3개월 내 출시 예정(얼리액세스 포함) 프로젝트는 신청이 불가하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 선정된 팀 가운데 일부는 이미 스팀 상점 페이지를 개설했거나 출시가 임박한 데모 버전을 공개한 게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프로젝트 발굴이라는 본래 사업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심사 과정이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사업에는 총 1461건의 지원서가 접수됐고, 심사위원은 총 43명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위원들이 심사를 진행한 기간이 4월 8일부터 9일까지로 단 이틀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7개 조로 나눠 심사를 진행했으나 각 조당 200건이상을 검토해야 했다. 한 작품당 단순 계산하면 심사 시간이 10분 미만에 그쳐 제대로 된 검증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어떤 성향을 지닌 조에 편성되느냐에 따라 심사 기준에 관해서는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심사 기간이다. 이틀에 불과한 일정으로는 물리적으로 제대로 된 검증이 어렵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부적합 대상자는 선정 취소와 함께 지원금 환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취소된 프로젝트로 생긴 공백은 예비 차순위에 있는 작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하지만 예비 후보군에 오른 작품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 논란을 더하고 있다.
김정석 콘진원 게임전략실 과장은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게임 등 당초 지원 취지와 맞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지원을 종료할 방침”이라며 “5월 20일 내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지원 여부 종료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의위원은 기존 평가에 참여했던 인원이나 내부 원칙에 따라 선정된 게임 관련 전문위원들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세스 개선 계획도 밝혔다. 김 과장은 “신청 건수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평가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향후에는 이런 수요를 사전에 예측해 조건과 절차에 미리 반영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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