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배편 하루 한번인데…유심 갈러 뭍으로?" LG유플, 섬마을 간 이유[르포]
||2026.04.28
||2026.04.28
당일 왕복 단 1회뿐인 섬마을, ‘디지털 소외’ 고령층 위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
7개 섬 4개조 투입 ‘강행군’…점심시간 반납하고 밤 8시까지 이어지는 '진심 마케팅'
"연락처 사라질까 불안했는데"… 유심 교체부터 AI 보안 서비스까지 ‘원스톱’ 케어

'LG유플러스를 이용하시는 주민분들께서는 면사무소로 방문하여 유심 교체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하루 세 번. 자월도에서 육지로 갈 수 있는 하루 배편 횟수다. 운항 시간표를 고려하면 당일치기로 왕복할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기상이 악화하면 이동 자체가 막혀 애를 먹는다. 이 섬의 절반을 차지하는 고령 인구가 스마트폰 설정을 변경하거나 유심 교체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지역적·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해 LG유플러스는 섬마을을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이른바 '유심 업데이트 및 교체 대고객 서비스'다. 면사무소와 마을회관 등을 거점으로 삼아 주민들이 한 곳에 모여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고령층 고객에게는 직원이 상세한 설명으로 필요한 조치를 돕는 방식이다.
이번 서비스는 보안 취약점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실시됐다. 앞서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LTE) 도입 초기인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제모바일사용자식별번호(IMSI)를 부여할 때 가입자의 실제 휴대전화 번호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보안 우려가 제기됐었다.
지난 27일 인천항에서 배로 90분을 달려 도착한 자월도. LG유플러스 매장이 한 곳도 없는 이곳을 위해 면사무소 2층에 임시 서비스 거점이 마련됐다. 오전 9시 40분경 ‘유심 업데이트 및 교체를 진행해 드립니다’라고 적힌 입간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서비스 작업이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고객님께서 더 나은 보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올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은 5분 정도 소요됩니다."
LG유플러스 강남영업담당에서는 인천 도서지역 7곳(대청면·덕적면·백령면·북도면·연평면·영흥면·자월면)을 4개조로 나눠 3명씩 투입했다. 이날은 4조가 자월도와 승봉도를 담당하는 날이었다. 자월도가 속한 옹진군 자월면의 LG유플러스 가입자 수는 200여명이다.

자월면은 고령 인구 비중이 특히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 자월면 전체 인구는 931명이며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450명으로 전체의 약 48%를 차지한다.
고객 절반이 고령층임을 고려해 직원은 교체 전 고객에게 '티머니 교통카드 서비스나 금융 앱을 별도로 사용하는지'를 먼저 확인했다. 이후 인증번호를 입력한 뒤 휴대폰 전원을 끄고 새 유심을 갈아끼운다.
그다음 네트워크와 전화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기존 연락처가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며 작업을 완료한다. 금융 앱을 이용하고 있었다면 본인 인증을 한 뒤 이용할 수 있다고 추가로 설명한다. 기존 유심은 정보 보안을 위해 고객이 보는 앞에서 즉시 파쇄한다.
세 번째로 교체 서비스 장소를 방문한 한 여성 고객에게 이곳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묻자 "면사무소에서 안내 문자가 왔다"고 답했다. 보안 문제로 내방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니, 나는 유심이 오래돼서 교체하러 왔다. 나이 들어 모르는 게 많다"고 웃으며 답했다.
2년째 LG유플러스 통신사를 이용 중인 고객 강모씨(70)는 "정보가 유출이 된 것인가 싶었는데 업데이트라고 하니 안심"이라면서도 "가족들은 육지에 사는데 교체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지금 전화해 보니 무슨 일인지 알아봐달라고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심 교체를 위해 시간을 내어 섬에서 육지로 가볼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당연하다. 계획 잡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070으로 전화가 걸려오자 직원에게 다가가 해당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면사무소 안내 문자를 받고 내방한 장모씨(71)는 "작년 9월에 휴대폰을 바꿨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저런 일(유심 교체)이 생기니 불안하다. 그래서 한 번 와봤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 이용자도 유심 교체·업데이트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실제 알뜰폰 이용자인 한 20대 고객도 서비스 현장을 찾아 유심을 바꿨다.
직원들은 유심 교체·업데이트만 지원하지 않는다. AI 통화 앱 '익시오' 서비스를 통해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가 악의적인 용도로 쓰였는지 판별할 수 있도록 별도로 안내했다.
직원이 "전화 걸려올 때 이 앱이 설치돼 있으면 어머니께서 좀 더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며 걸려오는 전화가 어디서 걸려온 전화인지 보여주자 고객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유심 교체·업데이트 서비스에는 24명의 LG유플러스 고객이 다녀갔다. 직원들은 곧바로 배를 타고 승봉도로 이동해 오후 5시부터 밤 8시까지 동일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날 서비스를 진행한 강병구 강남영업역량강화팀 책임은 "2016년 이전에 개통한 고객은 오래된 유심이 많다. 꼭 해야 하느냐 묻는 고객에게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김민완 인천소매영업팀 책임은 "자월면 LG유플러스 고객이 200여 명인데 유심은 넉넉하게 300개를 준비했다. 현재까지 유심 불량률은 제로"라고 설명했다.
지원하는 섬의 상황에 따라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 힘들 경우 아예 배표를 끊는 매표소 근처에서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한다. 참여율이 저조하면 면사무소에 의뢰해 거동이 불편한 고객의 가정집으로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유심 교체·업데이트를 실시한 13일부터 27일까지 누적 유심 업데이트는 51만5176건, 유심 교체는 76만5556건으로 총 128만732건이 이뤄졌다. 누적 교체율은 7.5%다.
LG유플러스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업그레이드·교체를 실시하는 한편 올해 11월까지 원격 재설정을 통해 모든 고객의 IMSI 값 난수화도입을 마무리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전국 1719개 매장에 5700여 명의 현장 인력, 522명의 본사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전국 노인복지관 61곳에서 유심 교체를 지원한다.
교체 작업은 연말까지 진행되며 법인 가입자, 미성년자 가입자, 군 복무자 모두 대상이다. 해외 체류 가입자는 현재 귀국 후 처리가 가능하다. 유플러스는 향후 해외에서도 이심 전환 교체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역 군 장병은 U+one 앱 및 홈페이지를 통해 요청 시 택배로 업데이트와 교체를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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