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美 기업 지형 바꿨다…S&P500 고용 10년 만 첫 감소
||2026.04.28
||2026.04.28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주요 기업들의 고용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공지능(AI) 확산 속에서 비용 절감과 인력 재배치가 동시에 진행되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감소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S&P 500 소속 기업들의 전체 고용은 2810만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약 40만명 줄었다. S&P500 기업 고용은 지난 8년간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늘려왔지만, AI 도입이 본격화되며 흐름이 바뀌었다.
이번 감소는 기업들이 비용 효율화와 예산 재배치를 동시에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약 1만6000개의 기업 부문 일자리를 줄였고, 메타는 약 8000명을 감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 8750명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직을 제안했다. 이 밖에 UPS는 4만8000명, 시티그룹은 2만명, 델 테크놀로지스는1만2500명을 줄이며 전체 감소폭을 키웠다.
감원의 특징은 과거와 달리 화이트칼라 직군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회계와 법률 조사 같은 지식 기반 업무도 영향권에 들어왔다. 실제로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 등 AI 노출도가 높은 분야의 채용 공고는 2026년 초 25~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AI 생산성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 채용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9년까지 미국 일자리의 50~55%가 AI로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순 대체보다 재교육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매슈 크로프 매니징 디렉터 겸 시니어 파트너는 "같은 직무에 남더라도 수행하는 업무는 달라질 것"이라며 "다수 직무에서 재교육과 업무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고용 흐름과 엇갈리고 있다. 메타 주가는 AI 관련 감원 발표 이후 약 4% 상승했다. 비용 효율화와 AI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형 기업들이 구조조정 배경으로 AI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점도 변화로 꼽힌다.
다만 경고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AI발 감원이 2026년 실업률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대체 속도가 신규 일자리 창출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반면 AI 기반 업무를 설계·감독하는 슈퍼유저에 대해서는 높은 임금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초급 인력 시장 위축도 뚜렷하다. 미국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초급 개발자 채용은 지난 7년간 55% 감소했다. AI가 기초 코드 작성과 테스트, 개발 구조 설계 등 반복 업무를 대체하면서, 주니어 인력이 경험을 쌓던 구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과거 10명 규모 개발팀이 수행하던 업무를 AI를 활용한 시니어 4명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객 지원과 백오피스 영역에서도 재편이 진행 중이다. 세일즈포스는 AI가 고객 상호작용의 절반 이상을 처리한다는 점을 근거로 약 4000명을 감축했다. 은행권 역시 일상적 거래 처리와 계정 관리, 비용 통제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향후 3~5년간 약 20만개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률과 마케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문서 검토와 법률 조사 중심의 패러리걸 업무 약 31%는 AI 도구가 맡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마케터의 80% 이상은 콘텐츠 작성 직무의 자동화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인간의 판단이 중요한 복잡한 의사결정, 디버깅, 이해관계자 협상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채용 전략은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IBM은 행정·인사 부문 일부 역할을 줄이는 동시에 고숙련 AI 엔지니어와 데이터 관련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인원은 줄어도 핵심 기술과 인재에는 투자가 집중되는 구조다.
미국 대기업의 인력 재편은 단순한 감원을 넘어, 일반 사무직 비중을 줄이고 AI 중심 직무로 무게를 옮기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AI 확산이 고용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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