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늦게 주는 보험사들… 지연 이자는 10년째 제자리
||2026.04.28
||2026.04.28
최근 맘모톰 수술로 유방 종양을 제거한 30대 직장인 A씨는 메리츠화재에 수술비 240만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수술 적정성 등을 문제 삼아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보험금은 청구 후 약 20일 후에 지급됐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지연에 따라 지급한 이자는 약 4000원으로 연이율로 환산하면 3% 중반 수준이었다.
보험금을 늦게 지급하는 보험사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지연 이자율이 ‘늑장 지급’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연 이자 지급 기준은 지난 10년간 그대로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이나 금융 비용을 감안할 때 보험금 지연 이자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 韓 지연 이자율 최대 12%… 美 텍사스 18%, 스페인은 20%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질병·상해보험 등 대인보험은 보험금 청구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화재·배상 책임 보험 등 대물보험은 보험금 결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이를 넘기면 보험계약대출이율(보험 가입자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을 기준으로 지연 이자가 부과된다. 지연 기간이 30일을 넘기면 가산 금리도 붙는다. 31~60일은 4%포인트(P), 61~90일은 6%P, 90일 초과 시 8%P다. 이 기준은 2016년 도입된 이후 10년째 유지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공시한 올해 5월 기준 보험계약대출이율은 4.15%다. 여기에 최대 가산 금리를 적용하면 보험사가 내는 지연 이자는 최대 12%대다. 반면 개인이 대출 상환을 늦추면 연체 이자는 법정 최고 이자인 연 20%까지 오를 수 있다.
해외 주요 국가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지연을 막기 위해 징벌적 수준의 이자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보험금 청구 접수 후 3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절 여부를 통보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60일 이상 지급이 늦어지면 연 18%의 이자를 부과한다. 스페인은 보험금 지급이 2년 이상 지연되면 연 20%의 이자를 내야 한다. 대만은 보험금 청구일로부터 15일 안에 지급하지 않으면 연 10%의 지연 이자를 부과한다.
◇ KDB생명·신한라이프 등 보험금 지급 지연 증가
주요국 대비 보험금 지급 지연 이자가 낮은 상황에서 보험사의 지급 지연 사례는 늘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중 지급 기한을 넘긴 것은 전체의 9.3%였다. 이 비율은 2020년 6.8%에서 2021년 8.1%, 2022년 8.4%, 2023년 8.3%, 2024년 8.6%로 매년 늘고 있다.
업권별로 지급 지연율이 높은 회사를 보면, 손해보험사는 농협손해보험(27.8%)의 지급 지연율이 가장 높았고, 라이나손해(18.8%), 메리츠화재(18.8%), 롯데손해보험(14.5%), 흥국화재(14.5%) 순이었다. 생명보험사는 KDB생명(52.9%)이 가장 높았고, 신한라이프(52.8%), iM라이프(50%) 등 순이었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보험금 지연 이자가 낮다 보니 보험사들이 지급을 늦춰도 부담이 크지 않다. 이런 구조가 늑장 지급을 관행으로 만들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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