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구간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글랜우드크레딧, 실리콘투 엑시트 시동
||2026.04.28
||2026.04.28
이 기사는 2026년 4월 27일 15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K뷰티 유통 기업인 실리콘투에 1440억원을 베팅한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 글랜우드크레딧이 투자금 회수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인수한 상환전환주식(RCS) 전량을 ‘언제든 팔 수 있는’ 보통주로 최근 전환한 것이다. 현시점 평가이익만 약 55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 24일 RCS로 보유한 실리콘투 주식 440만4344주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실리콘투가 글로벌 물류망 확장 등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추진한 유상증자에 참여, 주요 주주(지분 6.72%)에 오른 지 약 1년 만이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해 3월 실크투자목적회사를 설립, 실리콘투에 1440억원을 투자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당시 기준주가 3만1558원에 약 4%를 할증한 주당 3만2695원으로 책정됐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은 빠졌고, 3년 후 상환청구권만 포함됐다.
글랜우드크레딧이 투자금 조기 회수 방침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RCS 보통주 전환은 더 이상 원금 상환 옵션(상환청구권)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보통주 전환 시 보유 주식은 시장에서 언제든 팔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된다. 회사는 보유 RCS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실리콘투의 주가 상승 덕분이다. 실리콘투 주가가 투자 당시 책정한 주당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면서 단순히 원금에 이자(투자 기간 내부수익률 연복리 1.0%)를 붙여 받는 상환보다, 주식으로 바꿔 시장에 파는 것이 더 큰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투자 초기만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투자 직후 실리콘투의 실적 하락과 투자처 중 하나였던 명품 플랫폼 발란 사태 등이 겹치며 주가가 급락해서다. 실제로 투자 한 달 만에 주가가 전환가액 밑으로 떨어지며 20%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인기가 꾸준히 계속되며 국면이 바뀌었다.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통로로 불리는 실리콘투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갔고, 주가 역시 4만5000원선으로 가파르게 회복됐다.
글랜우드크레딧이 보유한 실리콘투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4만5150원) 기준 1989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초기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실리콘투 시가총액이 최근 2조원대 후반으로 뛰면서다. 글랜우드크레딧의 실리콘투 투자 평가이익은 약 549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글랜우드크레딧이 내달 보통주 상장과 동시에 본격적인 장내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가 변동 추이를 보며 순차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440만주 넘는 대규모 물량을 장내에서 한 번에 풀 경우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글랜우드크레딧은 배당 우선권도 없고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권한도 없는, 다소 불리한 투자 구조임에도 14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했다”면서 “오직 시세 차익만을 노린 승부수였는데, 결과적으로 통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실리콘투 측은 “글랜우드크레딧이 RCS 440만4344주 전량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전환을 통해 기존 부채 성격의 자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상환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이 제거됐고, 이로 인해 유동성과 재무 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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