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본업 보험 잘 나가는데… 아들들이 문제
||2026.04.28
||2026.04.28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지주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은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로 교보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자회사 리스크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비보험 자회사들의 정상화 여부가 향후 지주사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4일 교보자산신탁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PF 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에 대한 대지급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교보자산신탁은 연결 기준 2023년 295억원, 2024년 2409억원, 2025년 149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3년 누적 적자 규모가 약 42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대에서 152%까지 급등하며 재무 건전성이 약화된 상태다.
이에 교보생명은 자회사 구원투수로 나서며 자금 수혈을 지속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1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총 5780억원을 교보자산신탁에 투입했다. 그러나 대규모 증자에도 불구하고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모회사의 적극적 재무지원을 토대로 재무안정성을 관리 중이나 잠재 부담이 존재하고 있다"며 "향후 수익기반 회복 여부와 재무안정성 지표의 관리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2013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1828억원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교보라플 설립 시점부터 현재까지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약 37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적자 폭이 자본 확충 규모를 상쇄하면서 투입된 자금이 지속적으로 잠식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부진은 교보생명 본체 실적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7632억원이다. 여기서 교보자산신탁(-904억원)과 교보라이프플래닛(-282억원) 투자주식에 대해 총 1186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손상차손은 '장부에서 자산 가치를 낮추는 회계 처리'다. 가령 자회사 주식을 1000억원에 샀더라도 지금 회수 가능한 금액이 800억원에 불과하다고 판단되면, 200억원을 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부실 요소를 회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본체 순이익에도 타격을 입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의 자회사 추가 지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자산신탁의 PF 리스크와 라이프플래닛의 수익 구조 개선이 지연될 경우, 그룹 전체의 자본 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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