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테슬라를 들인 이유 "구독 사업 마중물"
||2026.04.27
||2026.04.27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쏘카가 테슬라 모델X·S를 앞세워 구독 사업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풀자율주행(FSD) 감독형이 탑재된 두 모델은 사전예약 10일 만에 2000여 건이 몰렸다. 주 149만원, 월 399만원이라는 가격대에도 수요가 대기 중이다. 단기 카셰어링과 월 단위 장기렌트 사이, 비어 있던 1~3주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결과다.
쏘카는 27일 서울 성수 일대에서 FSD 감독형 차량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동원된 차량은 FSD 감독형 최신 버전(v14.1.4)이 적용된 2026년형 모델X와 모델S다. 쏘카는 지난해 4분기 두 모델 도입을 위한 사전 계약을 마치고, 올해 3월부터 사전예약을 받았다. 4월 중순부터 최종 계약 고객에게 차량을 순차 인도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자 가이드를 맡은 박진우 쏘카 구독사업팀 매니저가 화면을 조작했다. 이날 시승은 서울 성수동 디타워 앞에서 차량에 탑승해 도심 일대를 약 25분간 주행한 뒤 같은 자리로 복귀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운전석에 앉자 가이드를 맡은 박진우 쏘카 구독사업팀 매니저가 화면을 조작했다.
브레이크를 밟은 뒤 가운데 버튼을 길게 누르자 FSD가 활성화됐다. 차량은 성수동 도심 신호와 차선을 스스로 판단해 영동대교 방면으로 진입했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로 변경과 가감속이 매끄러웠다. 중간에 스마트폰을 잠시 들여다보자 곧바로 경고가 울리며 시스템이 일시 정지됐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수동으로 다시 활성화해야 했다.
브레이크를 밟은 뒤 가운데 버튼을 길게 누르자 FSD가 활성화됐다. 차량은 성수동 도심 신호와 차선을 스스로 판단해 영동대교 방면으로 진입했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로 변경과 가감속이 매끄러웠다. 중간에 스마트폰을 잠시 들여다보자 곧바로 경고가 울리며 시스템이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FSD는 강변북로에서도 아주 원활하게 작동했다. 더는 성수 · 서울숲 진입 구간에서 끼어들기를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운전자가 운전에서 한발 물러나는 동안 차 안에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옆자리의 박 매니저가 쏘카구독 사업 배경을 풀었다.
박 매니저는 시승 중 "쏘카 단기 카셰어링은 보통 하루에서 사흘, 길어도 일주일 안팎에서 끝난다"며 "그 일주일과 월 단위 사이의 수요를 그동안 받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쏘카가 지난달 기존 '쏘카플랜'을 '쏘카구독'으로 리뉴얼하며 최소 대여 기간을 1주로 줄인 배경이다. 한 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연장되는 구조다.
◆ 주 단위 시장 정조준… "장기와 단기 사이 빈 구간 메운다"
가격 구조도 주 단위 시장에 맞춰 재설계됐다. 두 모델 구독료는 보험료 포함 주 149만원, 월 399만원이다. 취득세 등 초기 비용은 없다. 약정 주행거리는 주 400km, 월 1500km다. 박 매니저는 "차량 가액 기준으로 계산하면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이지만, 시장에 알리는 단계라 저렴하게 책정했다"며 "테슬라는 구독 서비스를 알리는 마중물 역할"이라고 말했다.
구독 모델 전환의 또 다른 축은 자동연장이다. 기존 쏘카플랜은 계약 종료 시점마다 연장 여부를 고객이 선택해야 했지만, 쏘카구독은 별도 의사 표시가 없으면 그대로 이어진다. 단기 카셰어링 고객을 주·월 단위 구독으로 끌어올리는 깔때기 구조다. 박 매니저는 "기존 월 단위 고객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주 단위라는 새로운 수요층을 더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FSD 감독형 차량은 그 깔때기 최상단이다. 국내에서 FSD 감독형은 차량 옵션 일시불 구매 가격이 900만원에 달한다. 옵션 포함 차량 가격은 1억5000만원을 넘어선다. 일반 소비자가 쉽게 체험하기 어려운 가격대다. 쏘카가 도입한 100대는 모두 FSD가 차량에 귀속된 일시불 구매분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FSD를 월 구독 방식으로만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선제 확보 물량의 자산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모델X와 모델S는 국내에서 신규 주문은 이미 종료됐다. 테슬라는 두 모델의 2분기 중 생산 중단을 발표했고, 쏘카는 대형 대여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FSD 감독형 테슬라를 보유하게 된 이유다. 일부 장기렌터카 업체가 테슬라를 취급하지만 1~2년 단위 리스 형태가 대부분이다.
◆박재욱 대표, 자율주행 데이터로 베팅
이번 시승 행사 표면은 쏘카구독과 테슬라 FSD 알리기지만, 그 아래에는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이라는 더 큰 그림이 깔려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올해 1분기부터 자율주행 신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박 대표가 지금은 미래이동 태스크포스(TF)에서 신사업만 본다"며 "TF가 1분기에 한 첫 번째 일이 그동안 축적된 주행 데이터를 파이프라인으로 구축한 것"이라고 전했다.
쏘카가 강조하는 경쟁력은 데이터 수집 구조다. 전국 2만5000대 차량에는 전후방 2채널 블랙박스와 자체 텔레매틱스 단말기(STS)가 장착돼 있다. STS는 속도·조향·브레이크·가속도 등 100개 이상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본사에 전송한다. 이들 차량의 하루 주행거리는 110만km로 전국 도로 종연장 11만km의 10배에 달한다. 쏘카는 여기에 라이다(LiDAR)·카메라 7대·관성측정장치(GPS IMU)를 탑재한 풀센서킷 프로토타입을 완성했고, 최대 1000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쏘카에 따르면 종단간(E2E) 자율주행 모델 학습에는 대규모 플릿, 차량 데이터 수집 기능, 중앙집중형 파이프라인 세 가지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모두 갖춘 사업자는 테슬라와 쏘카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완성차 업체는 플릿은 있어도 파이프라인이 없고,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운용 차량이 수십 대에 그친다.
사고 데이터는 가장 확보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쏘카는 연간 4만 건 이상의 실제 사고 영상과 자기운동(Egomotion) 데이터를 적재하고 있으며, 누적 22만 건(8.8TB)을 보유 중이다.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기 어려운 엣지케이스 데이터다. 테슬라를 전방에 세운 구독 사업과 그 뒤에 자리 잡은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이 만나는 지점이다.
쏘카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AI 모델이 이미 오픈된 게 많아서, 서비스 품질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느냐"라며 "쏘카가 단기 카셰어링 사업자로 살아남기 위해 15년간 축적해온 주행 데이터가 이제는 가치를 갖는 데이터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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