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제의 역설… 유가 70% 뛰어도 서울 출근길 차량 1% 감소
||2026.04.27
||2026.04.27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올해 3월, 서울 출근길 교통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대 줄어드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공 부문 차량 5부제를 강화하고 주요 기업들도 감축 운행에 동참했지만, 기대만큼의 수요 억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석유 최고 가격제로 국내 기름값 상승 폭을 눌러 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크지 않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행주대교·올림픽대교·성수대교 등 한강 다리 21곳의 올해 3월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 교통량은 평균 11만266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같은 시간대 평균 11만4157대보다 1.3%(1492대) 감소했다.
퇴근길 교통량 감소 폭은 출근길보다 다소 컸다. 올해 3월 오후 6시부터 8시 한강 다리 21곳에 진출입한 자동차는 평균 9만69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342대보다 3.4%(3366대) 줄었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교통량 차이가 제한적이었다. 국제 휘발유(옥탄가 95 기준) 가격은 지난해 3월 배럴당 81달러에서 올해 3월 137.52달러로 70%(56.52달러)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78.5% 상승했던 2022년 3월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한강 다리 21곳의 출근 시간대 교통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넘게 감소했다. 이번에는 국제 가격 상승 폭이 비슷했음에도 차량 운행 감소 폭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배경으로는 정부의 석유 최고 가격제가 꼽힌다. 올해 3월 국내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1836.4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7%(147.48원)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국제 유가 급증분이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자가용 이용 수요도 크게 줄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4차 석유 최고 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2차 석유 최고 가격제부터 6주간 가격을 동결하면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최고 도매 가격은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격 통제로 유류 소비가 늘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는 반론이 있는데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소비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는 전면적 가격 통제보다 취약 계층을 선별 지원하고, 과소비를 막기 위해 적정 소비량만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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