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옵션시장 판도 변화…블랙록 IBIT, 데리빗 규모 넘어섰다
||2026.04.27
||2026.04.27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옵션 미결제약정(OI)이 나스닥에서 데리빗의 비트코인 옵션 규모를 넘어섰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규제시장 안에서 비트코인 투자와 헤지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오프쇼어 중심이던 파생상품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탈중앙화 암호화폐 변동성 프로토콜 볼멕스 집계 기준 25일 IBIT 옵션 미결제약정은 27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데리빗의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약정은 269억달러였다. 데리빗은 2016년부터 비트코인 옵션 시장을 운영해 왔지만, 출범 2년 안팎의 IBIT 옵션이 규모 면에서 이를 넘어선 셈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옵션 계약 규모를 뜻한다. 시장 참여도와 유동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규모가 클수록 거래 기반이 두텁고 시장 깊이가 크다는 의미다. 이번 역전은 미국 내 규제형 비트코인 투자 인프라가 더 이상 오프쇼어 시장의 보조 수단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 구조도 두 상품이 서로 다른 성격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볼멕스에 따르면 IBIT 콜옵션 미결제약정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9709달러 수준까지 오르는 상황에 대응하는 ETF 상승 베팅 구간에 집중됐다. 이는 현재 시장 가격인 7만7400달러보다 약 41% 높은 수준이다. 데리빗 쪽 포지셔닝 역시 강세를 반영했지만, 기대 가격대는 10만6000달러로 IBIT보다 다소 낮았다.
볼멕스는 미국 내 시장의 콜옵션 미결제약정이 오프쇼어 시장보다 약 4%포인트 더 먼 외가격 구간에 몰려 있으며, 평균 델타도 조금 낮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내 투자 흐름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상승 베팅과 체계적인 커버드콜 전략에 더 많이 좌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만기 선호도도 달랐다. IBIT 옵션은 평균적으로 2026년 10월 만기 선호가 강했고, 데리빗은 8월 만기 비중이 높았다. 볼멕스는 IBIT 옵션이 미결제약정 가중 기준으로 약 두 달 더 장기 만기에 치우쳐 있다며, 이는 미국 내 ETF 투자자가 더 긴 투자 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보호 수요나 상승 기대의 비대칭보다는 투자자 기반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데리빗의 글로벌 리테일 세일즈·비즈니스 총괄 시드라 파리크는 IBIT 옵션 확대를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 개인투자자는 데리빗 같은 플랫폼에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IBIT 옵션이 규제된 레버리지와 옵션 익스포저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불확실성, 에너지 충격,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거시 환경도 헤지와 옵션 전략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IBIT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데리빗 기반 비트코인 옵션보다 높은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볼멕스는 ETF 보유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공매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락 위험을 막을 수단으로 풋옵션을 더 많이 매수하고, 이런 구조적 수요가 IBIT의 내재변동성을 다소 높게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옵션은 기초자산을 미래 특정 가격에 사거나 팔 권리를 사고파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들은 현물이나 선물 포지션을 헤지 하거나 방향성에 베팅하고, 보유 자산에서 추가 수익을 얻는 데 활용한다. IBIT에서는 ETF를 보유한 채 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이 대표적 수익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그동안 데리빗에서 유사한 방식을 활용해 왔다.
다만 두 시장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IBIT 옵션은 미국 내 규제 환경과 전통 브로커리지 채널을 통해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확보하려는 투자자 수요에 맞춰져 있다. 반면 데리빗은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핵심 거래처로 남아 있다. 파리크는 이를 경쟁으로 보지 않는다며, 더 많은 참여자가 IBIT를 통해 옵션 거래에 익숙해질수록 시장 전체가 확장되고 데리빗 같은 거래소도 정교해진 자금 흐름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규모 역전은 단순한 수치 변화보다 미국 규제시장 안에서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에 따라 향후 비트코인 가격 발견 기능과 기관 자금 유입 경로가 어떤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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