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데이 공포, 가상자산 시장 흔드나 [코인 양자컴 리스크 ①]
||2026.04.27
||2026.04.27
디지털 자산 시장에 또 하나의 보안 리스크가 발생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해킹 기술의 고도화를 야기, 블록체인에 위협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른바 Q데이의 도래다. 가뜩이나 해킹 뉴스로 뒤숭숭한 가상자산 시장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될지, 찻잔의 태풍으로 끝날 지 그 파장과 업계 영향, 대응 방안 등을 점검해 봤다. [편집자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해킹 뉴스로 도배되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또 하나의 보안 관련 악재가 전해졌다. 이르면 2029년 ‘Q데이’ 도래 전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AI 기술 발전까지 맞물리면서 그동안 이론에 머물던 리스크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발전이 가속화되는 데다, 이달 초 미국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까지 등장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보안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수조원에 달하는 자산 손실 위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미 구글은 지난달 말 양자컴퓨터 기술 발달로 이르면 2029년에 이른바 ‘Q데이’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Q데이는 양자컴퓨터가 전세계 데이터를 보호하는 대부분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시점을 뜻한다.
구글은 양자컴퓨터가 50만개 이하 큐비트를 사용해 비트코인 보안 체계를 깰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의 18분의 1 수준으로 큐비트를 줄인 데다 해킹에 걸리는 시간도 비트코인 블록 생성 평균 주기인 10분보다 앞선 9분으로 압축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팅의 기본 정보 단위로, 큐비트 기반의 양자컴퓨터는 기존 수퍼컴퓨터가 수만년 걸리는 계산을 단 몇 초만에 해낸다.
이러한 양자컴퓨터의 연산 성능이 현실화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체 비트코인의 약 32%에 해당하는 670만개가 양자 공격에 취약한 주소에 보관돼 있어 향후 양자 기술 돌파가 이뤄질 경우, 노출된 지갑에서 해당 수량이 매도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자컴퓨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이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구글의 연구가 발표된 지난달 31일 이후 이틀간 비트코인은 6만7732달러(약 1억원)에서 6만6045달러로 2.5% 가량 빠지기도 했다. 이후 중동 전쟁 완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온기를 전하면서 지난 주말 7만8000달러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 리스크가 비트코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거란 진단도 내놓는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이미 시장이 해당 리스크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한 과정에서, 양자컴퓨팅 발전에 따른 암호 해독 가능성 우려는 이미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양자컴퓨터 이슈를 일시적 충격이 아닌, 중장기적인 잠재 위험 요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에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양자컴퓨팅 위협을 핵심 과제로 제시, 단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AI 모델 미토스 등장으로 기존 암호체계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양자 암호 인프라 도입을 위한 수요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클로드가 선보인 미토스는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파악함으로써 해킹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악용 가능성을 우려해 일반 공개를 전격 보류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AI 발전이 양자 보안 전환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자컴퓨터 문제의 본질은 언제 오느냐가 아니라, 그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보안 체계 전환을 준비하느냐에 있다”며 “AI가 본격 투입되면 양자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이에 따라 포스트 양자 전환 비용이 큰 블록체인은 디스카운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명)는 이미 양자컴퓨터로 인한 보안 위협 가능성을 오래전에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비트코인톡 포럼에서 “양자컴퓨터 등으로 서명 체계가 훼손될 경우 블록이 무용지물 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면 더 강력한 암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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