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수난시대… 빚덩이 된 1세대 토종 OTT
||2026.04.27
||2026.04.27
왓챠가 회생 인수합병(M&A)에서 인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한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먼저 개척하며 기업공개(IPO)도 추진했지만 지금은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질 만큼 곤궁해졌다. 추가 매각 시도에서도 왓챠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왓챠 매각 본입찰은 흥행에 실패했다.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CJ ENM과 키노라이츠가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CJ ENM은 사업적·재무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키노라이츠 컨소시엄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들이 왓챠에 부담을 느낀 이유는 성장 가능성보다 재무 부담과 가치 하락 우려가 더 컸기 때문이다. 왓챠는 구독 기반 수익과 이용자 데이터가 핵심 자산이다. 이용자 기반이 줄면 수익을 창출할 수단도 감소한다.
와이즈앱·리테일 기준 올해 2월 왓챠의 월간 이용자는 35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애니플러스의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108만명)’,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79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왓챠는 콘텐츠 투자 여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왓챠는 2024년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75억원이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7억5825만원에 불과하다. 법인을 청산하더라도 남길 수 있는 자산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현재 거론되는 1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도 왓챠 인수를 검토하는 곳에는 높은 가격으로 느껴질 수 있다.
왓챠가 지금껏 쌓아온 자산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OTT 서비스 왓챠는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부터 국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개척했다. 왓챠가 운영하는 영상 콘텐츠 리뷰 및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는 이용자 취향 데이터를 쌓으며 OTT 왓챠의 성장 기반이 됐다. 2022년에는 왓챠의 기업가치가 3000억원쯤으로 평가받으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왓챠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디즈니 플러스 등 다른 대형 OTT와 콘텐츠 경쟁에 제대로 끼어들지 못했다.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왓챠에는 티빙(CJ ENM), 쿠팡플레이(쿠팡), 웨이브(SK스퀘어) 등 대기업 모회사가 없었다. 넷플릭스·디즈니처럼 전 세계에서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왓챠가 투자자 신청으로 회생 절차를 밟게 된 배경이다.
김광식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매각이 무산되면 법원, 관리인, 매각주관사가 재공고를 내거나 조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하지만 끝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독자 회생이 어렵다면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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