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 무섭다…엘리샤 키스부터 송창식까지, 뮤지컬 무대 접수
||2026.04.26
||2026.04.26
'헬스키친' '그날들' '피리부는 사나이' 잇따라 공연
"원천 IP 공연 문법으로 재창조...콘텐츠 부가가치 극대화"
올해 국내 공연계에는 대중음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이 시장 성장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중에게 검증된 인기곡을 통해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전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여 안정적인 흥행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제작이 이어지는 것에는 방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새로운 선율을 각인시키는 대신, 관객의 무의식 속에 이미 자리 잡은 음악을 활용함으로써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관객의 소비 심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객은 낯선 서사와 음악에 도전하기보다 이미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된 명곡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자 한다. 특히 과거의 명곡이 현대적인 무대 문법과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 동원력을 발휘한다. 공연 산업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검증된 IP를 바탕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경향과 맞물리며 주크박스 뮤지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장 큰 화제를 모으는 작품은 7월 24일 GS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을 확정한 ‘헬스키친’(Hell's Kitchen)이다. 이번 한국 초연은 브로드웨이 개막 후 2년 만에 성사된 비영권 최초의 라이선스 공연이다.
작품은 16개의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글로벌 팝 스타 엘리샤 키스의 자전적 서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브로드웨이 화제작이다. 1990년대 뉴욕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녀 알리의 성장 과정을 엘리샤 키스의 히트곡인 ‘폴린’(Fallin’)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If I Ain’t Got You)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 등과 함께 그려낸다. 뮤지컬만을 위해 쓰인 신곡도 포함된다.
글로벌 화제작의 상륙과 더불어 국내 스테디셀러 뮤지컬 ‘그날들’도 올해 김광석 30주기를 맞아 3년 만에 돌아온다. 이번 시즌 공연 제작은 음원플랫폼 지니를 운영하는 KT지니뮤직이 맡아, 뉴 프로덕션으로 6월 9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등 고(故) 김광석의 명곡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2013년 초연 이후 꾸준히 흥행을 기록해온 만큼, 이번 시즌 역시 전 세대 관객을 아우르며 시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국립정동극장은 아트로버컴퍼니와 공동제작으로 한국 포크 음악의 거장 송창식의 음악 세계를 담은 신작 ‘피리 부는 사나이’를 선보인다. 작품은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상징인 송창식의 음악과 일제강점기 청춘들의 서사를 결합해 낭만과 저항이 교차하는 시대상을 그려낸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비롯해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가나다라’ 등 역동적이고 개성 강한 송창식의 히트곡 20곡이 무대에 올려진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단순히 기성곡을 재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원천 IP를 공연 예술의 문법으로 재창조함으로써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관객에게 익숙한 선율을 통한 정서적 위로를 안기고, 동시에 공연계에는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수익 모델과 풍성한 볼거리를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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