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 처지고 눈 안 감긴다면…뇌졸중 아닌 ‘이 질환’[엑스레이]
||2026.04.26
||2026.04.26
단순포진 바이러스 재활성화 영향
스트레스·피로누적 시 발병 위험↑
“골든타임 72시간 놓치지 말아야”

어느 날 갑자기 입이 한쪽으로 움직이지 않거나 입술 사이로 물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증상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신체 이상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환절기 면역력 저하로 안면신경마비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면마비, 환절기 면역 저하에 발병 위험↑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안면마비는 얼굴 근육을 조절하는 제7뇌신경(안면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형태인 ‘벨마비’는 외상 없이 갑작스럽게 한쪽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것이 특징으로, 연령과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신체 컨디션이 저하된 시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벨마비는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특발성 질환이지만, 현재까지는 단순포진(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재활성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대상포진, 중이염 등 귀 주변 염증, 종양에 의한 신경 압박, 두부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뇌 질환 등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마비되는 것이다.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거나 입꼬리가 처지고, 웃을 때 얼굴이 비대칭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이나 물이 입 밖으로 흐르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일부 환자에서는 귀 뒤쪽 통증, 미각 변화, 눈물 감소, 소리 울림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증상은 수 시간에서 하루 이틀 사이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강중원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교수는 “한쪽 얼굴 근육 마비뿐만 아니라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입꼬리 처짐, 음식물 흘림, 이마 주름 소실 등이 나타난다면 안면마비를 의심해야 한다”며 “대부분 수 시간에서 하루 이틀 사이 급격히 진행되며, 초기 치료 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과 혼동…전신 증상 여부로 구분

안면신경마비와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는 뇌졸중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얼굴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뇌졸중은 한쪽 팔다리의 힘이 떨어지거나 언어장애 등 전신 신경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안면신경마비는 증상이 얼굴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신경학적 검진을 통해 이뤄진다. 이마에 주름을 잡거나 눈을 감고 입을 움직이는 기능 등을 확인해 안면신경 손상 정도를 평가한다. 특히 얼굴 전체가 함께 마비되는지, 이마 움직임이 유지되는지 여부를 통해 뇌 병변과의 감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뇌졸중 등 다른 질환이 의심될 경우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원인과 마비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급성기에는 염증을 줄이기 위한 스테로이드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사용한다. 안면신경의 부종을 줄이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경우에는 각막 손상을 막기 위한 인공눈물 사용이나 안대 착용 등 보호 치료가 필요하다. 이후 회복 단계에서는 안면 근육 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근육 위축이나 비대칭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안면신경마비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만큼 충분한 휴식과 건강관리를 유지하고, 얼굴의 작은 변화라도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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