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티 지우려 ‘오타’ 넣는 도구 등장...완벽한 문장 오히려 의심

디지털투데이|AI리포터|2026.04.24

AI로 작성한 이메일에 의도적으로 오타를 넣는 도구가 등장했다. [사진: 셔터스톡]
AI로 작성한 이메일에 의도적으로 오타를 넣는 도구가 등장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인공지능(AI)으로 작성한 이메일에 일부러 오타를 넣어 사람이 직접 쓴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2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크롬 플러그인 '신시얼리'(Sinceerly)는 이메일 문장을 재구성해 오타, 축약 표현, 짧은 문체를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써 AI 작성 흔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도구를 개발한 인물은 5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을 앞둔 벤 호위츠(Ben Horwitz)다. 신시얼리는 이메일을 세 가지 방식으로 변환한다. '서브틀'모드는 군더더기를 줄이고 가능한 경우 축약형을 사용한다. '휴먼' 모드는 더 구어체에 가까운 문장으로 수정한다. 두 모드 모두 첫 문장에 오타를 의도적으로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최고경영자(CEO) 모드'는 전부 소문자로 변환하고 문장을 극단적으로 짧게 만든다. 서명이 없으면 ‘내 아이폰에서 보낸 메시지’라는 문구를 자동으로 추가하기도 한다. 이는 짧고 단순한 메시지가 경영진 이메일 스타일로 인식되는 점을 반영한 설정이다.

이 도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사용 여부를 둘러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인식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완벽한 문법과 철자가 전문성과 성실함의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매끄러운 문장이 오히려 AI 작성물로 의심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타가 오히려 사람이 쓴 흔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벤 호위츠는 이 도구를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를 활용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타이핑을 잘하지 못하고 약간의 난독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이메일 작성과 교정에 많은 시간을 들였고, 문법 교정 도구가 등장했을 때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내 이메일 수신함이 AI 슬롭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말했다.

신시얼리는 몇 차례 무료 체험 후 계속 사용하려면 4.99달러(약 7400원)를 결제해야 한다. 호위츠는 이 플러그인을 재미로 개발한 만큼, 많은 사용자가 유료 전환을 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플러그인은 단순한 생산성 도구라기보다 이메일 작성 방식 변화에 올라탄 사례로 평가된다. 문법 교정이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이었다면, 신시얼리는 오히려 완성도를 일부 낮춰 인간적인 흔적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가 일상 업무 커뮤니케이션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매끄러운 문장 자체가 더 이상 신뢰의 기준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이메일에서 오타가 신뢰의 신호로 완전히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AI 작성 도구가 빠르게 확산된 초기 단계인 만큼, 커뮤니케이션 규범 역시 아직 형성 중이기 때문이다. 신시얼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사람이 쓴 글처럼 보이기 위해 무엇을 의도적으로 남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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