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 떠받치는 사이버대학… 역할 커졌지만 제도는 ‘제자리’
||2026.04.24
||2026.04.24
학령인구 감소와 평생교육 수요 확대 속에서 사이버대학이 이주민·재외동포 대상 사회통합 교육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 제약이 적은 원격교육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어교육부터 정착 지원까지 역할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제도는 여전히 오프라인 대학 중심에 머물러 있어 정책과 현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이버대학들은 한국어교육·사회복지·상담 과정을 결합한 ‘생활형 교육’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학위 과정 운영을 넘어 이주민과 재외동포의 한국 사회 적응, 취업, 정착 지원까지 교육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직장인이나 체류 외국인처럼 대면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습자를 중심으로 원격교육 수요가 커지면서 사이버대학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건양사이버대학교는 법무부 사회통합 프로그램(KIIP) 운영을 기반으로 이주민 정착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 내 이민자사회통합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생활 적응과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며 정책 현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기관을 넘어 사실상 ‘현장형 통합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는 고려인 청년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외동포 대상 교육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과 진학·취업 연계를 결합해 디아스포라 대상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경희사이버대학교 역시 세종학당 교원 연수 등 글로벌 한국어 교육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한국어 교육 인력 재교육과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비대면 기반 한국어 교육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학위 교육을 넘어 사이버대학이 사회통합 정책의 실질적 시행 주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재외동포 증가로 한국어·정착 교육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원격 기반 교육 모델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역할 확대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제도는 여전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오프라인 대학 중심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대학이 평생교육과 사회통합 분야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정책 지원과 제도적 위상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격대학협의회’에 대한 별도 법적 근거가 부재한 점은 대표성 확보와 정책 협의 구조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격대학협의회 법제화 논의는 제20대·21대 국회에서 잇따라 추진됐지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번번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는 원격대학협의회가 기존 대학 협의체와의 역할 중복 논란 등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 협의체가 존재하는 만큼 원격대학만의 별도 법정 협의체가 필요하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교육 기능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사이버대학을 사회통합·평생교육 정책의 한 축으로 포함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각 지역에 분포해 있지만 대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는 곧 정책 협의 창구의 부재로 이어지고, 이는 현장의 요구가 제도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사이버대학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회통합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이민자 교육 프로그램을 유치 및 운영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사이버대는 기숙사가 없다’는 등 갖은 이유로 협의회법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비자 발급 조건에도 반영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실습 위주로 운영되는 사이버대학에는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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