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리튬가격 상승에 수익성 회복 가시화
||2026.04.24
||2026.04.24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배터리 업계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섹터 전반 추세적 상승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산리튬 현물가가 지난해 말 약 9달러/kg에서 올해 1분기 20달러/kg 초반까지 두 배 이상 반등했다. 중국 광산 재가동 지연이 공급을 틀어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호조가 수요를 받쳐주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2분기부터는 리튬 가격 상승분이 양극재 판가에 본격 반영돼 충당금 환입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자재 시장 조사기관 벤치마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탄산리튬 가격은 빠르게 반등해 20달러/kg 초반까지 회복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51% 상승했다. 탄산리튬 아시아 현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재고가 꾸준히 소진되며 하락세를 이어가다 연말 약 9달러/kg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재고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초 일부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며 단기 수요를 끌어올렸다.
반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장시성 환경 감사에 따른 광산 가동 제한이었다. 장시성은 중국 내 주요 리튬 산지 중 하나로, 강화된 폐기물 규제에 따른 환경 감사가 채굴 일정을 지연시켰다. 재가동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선물 시장의 투기적 매수세를 자극하며 가격 변동폭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벤치마크는 지난해 12월 ESS 설치가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초까지 강세가 이어지며 수요 하단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DS투자증권은 이같은 리튬 가격 강세가 지속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서방 리튬 제련소가 신규 투자에 나서려면 리튬 가격이 최소 25달러/kg을 넘어야 하는데, 현 수준에서는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방이 중국산 리튬 의존도를 줄이기 어려운 구조가 당분간 유지되는 셈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광산 재가동을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다. 이에 벤치마크는 2026년 리튬 시장이 공급 타이트 기조를 유지하다 2027~28년에야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인 업계의 회복 흐름은 수출 지표도 나타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양극재 수출량은 4만9000톤으로 전분기 대비 8% 증가했으며, 수출 단가는 23.7달러/kg으로 전분기 대비 2% 올랐다. 품목별로는 NCA 양극재 수출량이 1만7000톤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럽향 전기차(EV)·전동공구 수요 회복과 미국 ESS향 출하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NCM 양극재 수출량은 3만2000톤으로 전분기 대비 5% 늘었다. 절대 수치는 낮으나 월별 회복세가 이어진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국향 NCM 양극재 출하는 지난해 10월 보조금 중단 이후 올해 1월 저점을 찍고 2~3월 점진적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2분기 판가 반영·충당금 환입…추세 반등 초입
수익성 개선은 2분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리튬 가격 상승분이 2분기 양극재 판가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한화투자증권은 내다봤다. 1분기 탄산리튬 가격은 20달러/kg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였으며, 이 상승분이 2분기 계약 단가에 막 반영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환 라인을 앞당기며 올해 출하량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양극재 업체들이 지난해 저가 리튬 국면에서 쌓아둔 충당금이 판가 회복과 함께 순차적으로 환입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을 더 키울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니켈·망간·코발트 등 여타 원자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원가 환경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양극재 업체들을 선두로 충당금 환입과 판가 상승에 따른 실적 추정치 상향을 기대했다. 1분기를 기점으로 EV 둔화 영향이 마무리되는 수순이라는 판단이다. 배터리 섹터의 추세적 상승 근거로는 리튬 가격 상승, 빅테크 ESS 발주 기대감, 서방 에너지 안보 정책 가시화, BEV 수요 반등 등 4가지가 제시됐다. 이러한 상승 근거들이 점차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실적 바닥을 지나는 지금이 배터리 섹터 추세 상승의 초입이라고 DS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무엇보다 6~7월로 예정된 한국판 IRA 세부 내용 구체화와 EU 산업가속화법(IAA) 확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하반기를 넘어가는 시점이 국내 배터리·양극재 업체들의 수주 가시성을 높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 세액공제 범위와 지원 수준이 구체화돼야 셀·소재 업체들의 실적 윤곽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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