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ETF도 ‘삼전닉스’로 도배… TOP2 쏠림 가속화
||2026.04.24
||2026.04.24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 종목의 ETF 편입 규모만 60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비중에서 60%를 넘어서는 상품도 7개에 달했다. 심지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TF 상품도 삼전닉스로 꽉 채웠다.
24일 ETF체크에 따르면 22일 기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이 30%가 넘는 국내 상장 ETF 상품은 각각 52개, 18개로 집계됐다. 두 기업 편입 비중을 합쳐 60%가 넘는 상품도 7개나 됐다.
반도체 위주의 상품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상품에서도 두 종목 편중이 극심했다. 심지어 KB자산운용이 내놓은 ‘RISE ESG사회책임투자’ ETF의 경우 간판은 ESG지만 두 종목 구성 비율이 64.81%나 됐다. 주식형 ETF만 그런 것이 아니다. 키움자산운용의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51.39%)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50.65%) 등 채권형 상품에도 두 종목의 존재감은 컸다.
금액으로 봐도 톱2 존재감은 컸다. 국내 상장 ETF에 편입된 삼성전자(34조7656억원)와 SK하이닉스(27조4326억원) 평가액은 62조1982억원이었다.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185조967억원)의 33.6%다. 국내 전체 상장사 시총에서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인 36.2%와 비슷했다. 분산투자를 표방하는 ETF 특성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비중이다.
미국과 비교해도 톱2 쏠림은 크다. ETF체크에서 확인한 결과, 매그니피센트 7(엔비디아·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테슬라) 합산 비중이 60%(간접 편입 제외)가 넘는 미국 상장 ETF는 6개였는데 대부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였다. 엔비디아의 NVDX(76.93%), 애플의 AAPX(68.39%), 마이크로소프트의 MSFX(75.17%), 테슬라의 TSLT(97.83%), 알파벳C의 GOOX(79.39%) 등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 톱2 비중이 커진 건 시총 가중 방식과 주가 급등이 맞물린 결과다. ETF 상품 대부분은 시총 상위 종목 비중이 자동으로 커지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최근 1년간 메모리반도체 호황 등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ETF 안에서 톱2 비중이 커진 것이다.
패시브 ETF인 ‘PLUS 코스피50’은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40.26%에 불과했으나 22일 현재 60.97%로 늘어난 상태다. 이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주가가 평균 449.6% 뛰며 코스피50(212.2%)을 20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문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요 급증 등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으나 주가 둔화세에 빠지면 ETF 상품 수익에 악영향으로 다가오게 된다. 일례로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지난달 4일 21.6% 내리며 코스피(-12.1%)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21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며 단일종목 ETF 도입 길을 열어놓으면서다. 현행 규정상 ETF는 종목당 30% 운용한도와 분산투자 요건에 묶여 있었지만, 28일 공포·시행 이후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및 커버드콜 ETF가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쏠림 현상이 증시 하락기 변동성 확대와 분산투자 효과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투자가) 상승기엔 주가를 밀어 올릴 수 있지만, 꺼질 때는 확 꺼질 수 있고 분산투자 효과도 떨어져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이런 쏠림은 ETF 시장의 질적 성장과 주식시장 전체에도 부정적이고 ESG ETF 역시 이름과 실제 포트폴리오가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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