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주춤한 현대차, 현지화·컨틴전시 플랜으로 위기 넘는다(종합)
||2026.04.23
||2026.04.23
1분기 영업이익 30.8% 감소했지만 매출은 역대 최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점유율 상승으로 수익성 방어
신차 출시·현지화·SDV·비용 통제로 하반기 반등 모색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관세 부담과 인센티브 확대, 원가 상승이 겹치며 수익성은 큰 폭으로 후퇴했다. 다만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늘리고 미국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향후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중국 현지화 전략,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한 2조514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 증가한 45조9389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3.6% 감소한 2조584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는 97만6219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국내에서 신차 대기 수요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5만9066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81만7153대를 기록했다. 다만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24만357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
전반적인 산업 수요 감소 속에서도 현대차는 고부가가치 차종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14.2% 증가한 24만2612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EV는 5만8788대, HEV는 17만3977대로 집계됐다.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전체 글로벌 판매 대비 친환경차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도 각각 24.9%, 17.8%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이브리드와 금융 부문이 매출 증가를 떠받친 셈이다.

반면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82.5%를 기록했고 미국 관세 영향은 8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센티브 확대와 투자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이익률은 5.5%로 낮아졌다. 1분기 매출 증가에는 환율 효과 9970억원과 금융 부문 성장 효과가 반영됐지만 물량 감소로 8570억원, 믹스 악화로 3190억원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수요 감소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등에 대한 대응을 위해 인센티브 비용이 전년 대비 약 3000억원 증가했다"며 "중동 전쟁과 펠리세이드 판매 중지 영향 등으로 인한 판매 차질로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약 2500억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도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이 부사장은 "1분기 말 환율은 1513.4원으로 2025년 말 대비 5.5% 급등하며 마감됐다"며 "이러한 평균 환율보다 높은 기말 환율은 외화 기준 환매보증 충당부채의 분기 말 원화 평가액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켜 1분기 약 27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원자재 부담도 확인됐다. 이 부사장은 "원자재가 전쟁 발발 전부터 일부 원자재가 전년 말부터 폭등한 건 사실"이라며 "니켈, 리튬, 백금, 팔라듐 이런 부분이 가격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 실적에 약 2000억원 정도 이상의 추가 원자재 인상 영향이 있었다"며 "2분기에도 1분기 수준의 원자재 인상 영향이 최대치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차는 이를 일시적 비용 압박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환율과 중동 전쟁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3조원 영업이익률은 6.6%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전년 동기 4.6%에서 4.9%로 확대돼 체력을 증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국가 간 무역 갈등 심화 등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주요 신차 출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전동화 전환과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병행해 수익성과 판매를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대응 전략은 지역과 사업별로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 차이나 포 차이나 투 글로벌’ 전략 아래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확대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 50만대 목표에는 수출이 포함돼 있는 숫자"라며 "중국이 일반 지역과 중동, 중남미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내수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 중국 생산 물량 중 수출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회사는 하반기 현지화 아이오닉 첫 모델을 시작으로 B급 SUV, C급 세단, C급 SUV 등 중국 전용 라인업을 확대하고 CATL LFP 배터리, 모멘타 자율주행 솔루션, BAIC와의 공동 조달 체계를 통해 원가 경쟁력까지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관세 영향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을 만회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강화하고 예산 수립과 비용 집행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전사적 비용 통제에도 나선다.

미래차 전환도 불확실성 대응의 핵심 축이다. 현대차는 SDV 개발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가진 하드웨어 역량과 42dot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SDV 플랫폼의 뼈대를 만든다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생태계에서 축적한 외부 파트너사들의 데이터까지 활용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을 신속하게 상용화하고 시장에 안착해 데이터를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자체 자율주행 모델 내재화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V 페이스카는 올해 하반기 실제 도로 투입을 통해 기술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로봇 사업 역시 중장기 성장 축으로 병행된다. 현대차는 "1월 CES에서 발표한 것 외에 특별한 업데이트는 없다"면서도 로봇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3분기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8년 3만대 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엔진 밸브 부품사인 안전공업 화재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 일부 생산 차질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대체품을 개발해 내부 시험 중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차질분을 최대한 하반기에 만회하고 글로벌로 다른 공장에서 추가 생산을 해 글로벌 생산 차질은 없앤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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