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아오라는 마음에”… ‘늑구’ 수색대원에게 커피 4500잔 쏜 사장님
||2026.04.23
||2026.04.23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한 지난 8일. 부슬부슬 내리는 비 속에서 수색대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디야커피 대전오월드점 점주인 변기환(58)씨는 비를 맞아 추위로 몸을 떠는 수색대원들을 봤다. 뭐라도 돕자는 마음에 곧장 따뜻한 커피를 내렸고 수색대원부터 경찰관, 소방관, 청소 직원에게 돌렸다.
변씨의 무료 커피 나눔은 늑구가 9일 만에 생포될 때까지 이어졌다. 하루에 평균 500잔, 총 4500여잔의 커피를 제공했다. 이디야커피 아메리카노 한잔이 3200원인 점을 고려하면 1440만원어치다.
변씨는 지난 22일 조선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히 하루 이틀이면 늑구가 돌아올 줄 알았는데 9일이나 이어져 (커피 나눔이) 부담이 되긴 했다”며 웃었다. 이어 “고생하는 사람들 보면 당연히 따뜻한 커피 한잔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느냐”며 “늑구도 얼른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변씨는 대전 토박이다. 2024년 1월 오월드에서 태어난 늑구에게 더 마음이 갔던 이유다. 그는 “늑구가 두살 밖에 안 됐고 야생이 아닌 오월드에서 컸는데, 밖으로 나가 걱정이 많았다”며 “참 많은 분들이 노력해서 늑구가 잘 돌아와 다행”이라고 했다.
변씨는 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아 갚았을 뿐 특별한 선행이 아니라고 했다. 변씨는 “다른 사람의 선의를 경험한 일이 많았다”며 “눈길에 차를 몰다가 고립됐을 때 모르는 사람이 와서 눈을 다 걷어준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움을 준 사람들 모두 생색내지 않더라”라며 “이번 커피 나눔도 오월드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변씨가 수색대원에게 커피를 제공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돈쭐(소비자들이 선행을 베푼 가게의 매출을 올려주는 것)’을 내주자는 반응이 이어졌다. 변씨는 오월드 내 이디야커피 매장과 돈가스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늑구가 돌아온 이후에도 오월드 감사 절차가 이어지면서 재개장 시점도 잡히지 않고 있다. 입점 업체들도 영업을 2주 넘게 쉬고 있다. 돈쭐을 내주고 싶어도 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변씨도 매출이 사실상 ‘0’인 상황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당장 오월드 최대 성수기인 어린이날(5월 5일) 연휴가 다가오는데, 언제 문을 열지 알 수 없어 막막하다”며 “늑구도 어서 건강을 되찾고, 오월드도 하루빨리 문을 열면 좋겠다”고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월드가 안전 관리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동물원 운영을 중단시켰다. 대전시가 나서서 오월드 감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변씨뿐만 아니라 오월드에 입점한 업체 8곳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변씨는 “늑구의 탈출 소동을 계기로 많은 분이 오월드를 찾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디야커피는 오월드 휴장에 따라 변씨의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본사도 사정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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