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스테틱 숨은 강자 ‘바임’, 2조 매각 성사될까
||2026.04.23
||2026.04.23
K-뷰티 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스킨부스터 ‘쥬베룩’으로 급부상한 의료기기 기업 ‘바임’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떠오르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가 경영권 매각 절차에 착수하면서 기업가치가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지만 일각에서는 좋은 기업과 잘 팔리는 기업은 다르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최근 국내외 주요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바임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바임은 대중들에게 인지도 면에서 다소 낮은 위치에 있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팍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바임의 몸값이 수 조 단위로 뛰어오른 배경에는 무엇보다 압도적인 실적이 자리한다.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바임의 2024년 매출은 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5배 넘게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79.6%에 달해 제조업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익성은 단순한 성장 기업이 아니라 ‘현금창출력까지 입증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성장은 단일 제품 ‘쥬베룩’이 이끌고 있다. 쥬베룩은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스킨부스터 제품으로, 기존 필러 중심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개선’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글로벌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실제 출고량은 2024년 100만 바이알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200만 바이알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히트 제품을 넘어 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수혜를 입은 사례로 평가된다.
기술적 차별성 역시 바임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다. 기존 스킨부스터 소재인 ‘PLLA’가 체내에서 뭉치는 결절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 바임은 PDLLA 기반 구조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입자 구조를 무작위화해 조직과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안전성과 효과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의료진의 시술 부담을 낮추고 환자 만족도를 높이며 시장 확산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바임은 입자 크기별로 쥬베룩, 쥬베룩 볼륨, 쥬베룩 i, 쥬베룩 G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해 잔주름 개선부터 안면 윤곽 형성까지 전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이는 단일 제품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시술 니즈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바임은 이미 80여개국과 계약을 체결하고 6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며, 생산 능력도 대전 제2·3공장 가동을 통해 기존 대비 3배 가까이 확대했다. 단순한 국내 히트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투자자(SI)와 글로벌 PEF 모두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장 스토리는 결국 매각 추진으로 이어졌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최근 주요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거래는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글로벌 IB가 주관사를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잭팟’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2023년 약 700억~800억원 수준에 바임 지분을 인수한 뒤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80~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불과 2~3년 만에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 최대 2조원까지 거론되면서 투자금 대비 수익률(IRR)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다. 현재 논의되는 2조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실적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M&A 시장이 위축되면서 조 단위 딜을 소화할 수 있는 투자자 풀이 제한된 상황도 부담이다.
또 다른 변수는 산업 구조 자체다. 스킨부스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술 진입장벽이 절대적으로 높은 분야는 아니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GC녹십자웰빙, 시지바이오, HLB생명과학 등 경쟁사들이 차세대 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경쟁 강도 역시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바임의 매출 대부분이 쥬베룩에 집중된 ‘단일 제품 구조’라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다. 지금은 시장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질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매각 과정에서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의 성패가 ‘포스트 쥬베룩’에 대한 스토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현재 실적이 아닌, 향후 5~10년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입증해야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사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한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 역시 높은 실적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매각이 추진됐지만, 기대보다 높은 몸값이 발목을 잡으며 거래가 지연된 바 있다. 이는 기업의 본질 가치와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별개라는 M&A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임이 갖는 상징성은 분명하다. K-뷰티가 단순 화장품을 넘어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기반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산업 전반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임은 실적과 기술력, 글로벌 확장성을 모두 갖춘 드문 사례”라며 “다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시장 수용 범위를 넘는다면 일부 지분 매각이나 단계적 회수 전략으로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