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웹디자이너 76% "최대 위협? AI"…예산 축소 앞질렀다
||2026.04.23
||2026.04.23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미국 웹디자인 종사자 76%가 인공지능(AI)을 사업의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웹호스팅 업체 20i가 미국 웹디자인 전문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조사에서 AI가 예산 축소와 운영비 상승보다 더 큰 위협으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의 핵심은 AI 자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보다 웹디자인 시장의 가치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AI 웹사이트 제작 도구가 확산되면서 고객은 더 빠르고 저렴하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고객은 전문 디자이너의 경험이 제공하는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계는 가장 큰 압박이 저가 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i의 디자인 총괄 마이클 버틀러는 AI 기반 '바이브 디자인' 도구가 시작 장벽을 낮추면서 특히 저가 시장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치열해졌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런 도구가 제대로 쓰일 경우 사용자 수준과 무관하게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웹디자인 업계는 AI를 단순한 대체 수단보다 생산 방식의 변화로 보고 있다. 웹디자인 에이전시 이매지너리 스페이스(Imaginary Space)의 최고경영자(CEO) 해리 로퍼는 완성형 웹사이트를 몇 초 만에 생성하는 도구가 이미 등장했다며, 기업이 고객별 맞춤 페이지를 빠르게 만들고 마케팅 속도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용이 더 낮아지면 웹 제작이 대규모 선행 투자 대상이 아니라 마케팅의 일상적인 부산물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의 경쟁력도 기술 구현 자체보다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해리 로퍼는 현재도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적지 않은 기술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을 활용하면 팀과 조직이 AI로 실제 영향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일자리 소멸보다 역할 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리 로퍼는 "문제는 AI에 일자리를 빼앗기느냐가 아니라, 새 기술에 맞게 역할을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혁명기 증기기관 도입처럼 기존 일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새로운 역할도 함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i 역시 디자이너의 우위는 AI를 대체재가 아니라 보조 도구로 쓸 때 생긴다고 봤다. 마이클 버틀러는 "우위는 AI로 작업을 대체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AI로 자신의 작업을 더 강하게 만드는 디자이너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역량과 전략적 판단은 지금도 중요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 속에 웹디자이너가 내세워야 할 가치도 바뀌고 있다. AI 빌더 확산으로 단순 제작 역량만으로는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디자이너가 AI로 반복 작업과 제작 과정을 줄이는 대신, 사람 중심의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조사는 AI가 웹디자인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적응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웹사이트를 빠르게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기술 역량과 창의성, 전략 판단을 AI 효율성과 결합하는 방식이 새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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