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나온다지만… 구세대 가입자, 갈아타기 신중해야
||2026.04.23
||2026.04.23
#50대 직장인 김주현씨는 최근 보험사로부터 다양한 마케팅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1세대 실손보험 보유자인 김씨가 또래보다 보험료를 많이 내고 있으니 조금 저렴한 상품으로 바꿔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보험 교체를 만류한다. 나중에 받게 될 보험금까지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실손보험이 다음달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장에서는 기존 가입자를 상대로 한 실손 리모델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구세대 실손 가입자가 새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오히려 불리해질 수도 있어 가입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보험료는 낮아지지만 기존 대비 보장이 줄들 수 있어 개별 가입자 상황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은 이르면 다음달 초 출시될 전망이다. 새 상품은 중증 비급여 보장은 유지하되 비중증 비급여 보장은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당국과 보험사는 먼저 구세대 실손 가입자의 5세대 전환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주요 대상은 1세대와 초기 2세대다. 1세대 654만건, 초기 2세대 928만건 등 총 1582만건에 달한다. 이들은 재가입 조항이 없어 계약 만기까지 기존 약관을 유지할 수 있다. 당국은 구세대 실손 구조가 비급여 과잉 이용과 손해율 악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보험료만 놓고 보면 5세대 실손 보험이 타 실손 대비 저렴하다. 45세 남성 기준 1세대 실손보험료가 월 6만원 안팎인 반면, 5세대는 1만원대 초반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무작정 보험료만 보고 실손보험을 갈아탈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2013년 4월 이전 가입한 1·2세대는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비급여 자기부담이 낮거나 거의 없고 보장 항목 제한도 상대적으로 적어서다.
5세대는 보험료가 싸지만 비중증 비급여 보장이 줄어드는 만큼 이용 패턴에 따라 체감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감기나 비염 등 급여 중심의 가벼운 외래 진료만 간헐적으로 받는 가입자라면, 줄어드는 비급여 보장의 영향은 크지 않은 반면 낮아진 보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처럼 비급여 치료 이용이 잦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계약재매입, 선택형 특약 등 실손보험 전환 시 인센티브 내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갈아탈 경우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계약재매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3년이 아닌 2년 적용을 주장하면서 계약재매입 출시는 11월로 밀렸다.
선택형 특약 도입 향방도 지켜봐야 한다. 해당 내용은 기존 1·2세대 계약을 유지하면서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 등 일부 비급여 보장을 조정해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도 거론된 사안이다. 선택형 특약이 도입되면 구세대 실손 가입자들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금융당국은 5세대 출시 시점에 맞춰 선택형 특약과 계약자매입 인센티브와 관련된 내용도 추가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5세대 실손은 구세대 실손 대비 조건도 복잡해 가입 유인을 떨어뜨린다. 5세대 실손의 경우 비중증, 비급여의 입원 및 통원 자기부담률이 50%에 달한다. 또 도수치료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보상 한도도 연간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한도 500만원이 새로 생기는 등 보험금 지급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 상품의 높은 손해율을 보완하기 위해 5세대가 추진되는 것이지만 상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 소비자 편의성은 오히려 후퇴할 수 있다”며 “구조가 복잡할수록 불완전판매나 소비자 오인의 가능성도 커질 수 있어 가입자의 의료 이용 성향과 보장 축소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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