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법 ‘소급 적용’ 놓고 여야 공방… “신중해야”vs“피해구제 필요”
||2026.04.22
||2026.04.22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집단소송법 관련 공청회에서 ‘소급 적용’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그동안 피해 사례를 고려해 3년 전 사건까지 집단소송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급 적용을 하게 되면 소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권용수 건국대 KU글로벌혁신대학 부교수, 변웅재 강남대 특임교수,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한경수 변호사 등 4인의 전문가가 진술인으로 참석해 집단소송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집단소송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1명이라도 국가나 기업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이기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되도록 한 제도다. 국내에선 2005년부터 증권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최근 발의된 법안은 이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여야는 ‘소급 적용’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안 14개 관련 법안 중 사실상 정부안인 박균택 민주당 의원 안 등 총 9개 법안에 소급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안 날로부터 3년·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를 집단소송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해를 가한 만큼 배상하게 하고 손해를 배상받을 권리는 자본주의와 민법의 대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굉장한 피해를 보고도 소송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손해를 끼치고도 배상하지 않은 금액은 부당이득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재산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은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현재까지도 종료되지 않은 부진정 소급효의 경우에는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는 대법원에서도 인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위헌 문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집단소송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엔 SK텔레콤과 쿠팡 등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다. 기본적인 입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단계적인 적용을 해야 한다”며 “여기에 소급 적용까지 포함되면 기업들은 ‘묻지마 소송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의 타깃은 쿠팡이 아닌가 싶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때 소비자와 피해자의 이익, 주주와 근로자의 이익을 같이 봐야 한다”며 “쿠팡을 겨냥하면서 소급효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면 외교적 이슈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렸다. 변웅재 강남대 특임교수는 “AI·플랫폼 경제 시대에는 집단소송 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수십만·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소송이 현실화되면 오히려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수 변호사도 “개인정보 유출처럼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개별 소송은 피해자에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준다”며 “기업의 ‘남는 장사’ 구조를 막을 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권용수 건국대 부교수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남소로 기업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고 주주·근로자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수 있다”며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설계가 중요하고, 특히 소급입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구조적 피해가 명확한 분야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우선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옵트아웃을 놓고도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옵트아웃은 별도로 소송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경우 소송에 참여하지 않아도 배상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옵트아웃 방식으로 한다면 미국 사례에서 보다시피 집단소송제도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며 “(옵트아웃, 옵트인 모두) 양쪽 다 극명한 장단점이 있다. 효율성과 함께 법적 안정성을 함께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처럼 집단소송이 발생한다면) 이게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도입을 한다면 옵트인 방식이 적절하고, 옵트아웃을 한다면 분야를 제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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