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숏폼이 조회수 300만”…‘미디어 유세’로 승부수 던진 개혁신당
||2026.04.22
||2026.04.22
“두쫀쿠가 유행하는 진짜 이유를 아시나요?”
서울 광진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진현 개혁신당 후보의 숏폼 영상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영상은 경기 침체 속 ‘소확행’을 주는 두쫀쿠 같은 저가 상품의 인기 현상을 짚으며, 부동산 급등 등으로 삶의 부담이 커진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짚었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 340만회를 넘기며 6·3 지방선거 유세 콘텐츠 중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후보뿐만이 아니다. 개혁신당 소속 청년 후보들이 제작한 유세 숏폼이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충남 당진 시의원 공천을 받은 고재윤 후보가 지역 현안을 짚으며 “지금부터 120일 후에 당진 정치를 정상화해 보겠다”고 강조한 숏폼은 조회수 76만회를 넘겼다. 거대양당 후보들의 유세 영상의 조회수가 1만회를 넘기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개혁신당의 숏폼 선거는 일단 성공이라는 평가다.
◇“유세차 확성기 아닌 길거리 인터뷰”… 후보들의 숏폼 영상 인기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도 부산시민들과의 길거리 인터뷰를 담은 숏폼을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 거절을 감수하면서도 반복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후보가 유세차에 타서 이름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기존 유세와 달리 시민의 이야기를 듣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러한 유세 방식을 택한 데 대해 정 후보는 “꼿꼿하게 서서 악수를 청하며 자기 이름만 외치는 건 정치가 아니다. 진짜 정치란 결국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류 위의 수치나 통계만으로는 지역의 진짜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한 분이라도 더 뵙고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거듭 (인터뷰를) 요청하는 과정 자체가 제겐 정치”라고 말했다.
길거리 인터뷰는 실제 정책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그는 “한 분 한 분 의견을 듣다 보면 우리가 놓쳤던 게 무엇인지 보인다”며 “산복도로에 사시는 분들이 ‘출근만 해도 땀범벅이 된다’고 하소연하시는 걸 듣고 부산형 전기 따릉이를 구상했고, 간병비로 자식들이 힘들어해 눈물 흘렸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부산형 안심간병비 지원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당 내 청년 중심 ‘미디어 유세’ 확산을 두고 “지금까지 청년은 누군가를 선택하는 관객에 불과했다. 이제 청년들이 직접 후보가 되어 무리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가 모이면 진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현장에서 청년 후보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활기가 넘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말했다.
◇“말하면 바로 쇼츠”… 새로운 선거실험 앞장서는 개혁신당
개혁신당은 후보들의 ‘미디어 유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섰다. 당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쇼츠 제작 프로그램’을 도입해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의원실이 개발에 참여한 해당 시스템은 무편집 실시간 제작이 핵심으로, 후보자가 카메라 앞에서 발언하는 즉시 영상이 완성된다.
미디어 유세뿐 아니라 개혁신당은 다양한 선거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공천 신청을 온라인으로 간편히 받는가 하면, 명함 등 홍보물을 99만원에 제공하는 ‘99만원 선거 패키지’도 도입했다. 여기에 후보들의 유세 동선과 공약을 분석하는 ‘AI 사무장’, 자금 관리를 돕는 ‘자동회계시스템 핸드북’ 등으로 선거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기존 선거 유세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그간 한국 정치에서 디지털 플랫폼 활용이 보조적 수단에 머물렀다면, 개혁신당은 이를 선거 전략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별도 제작 인력 없이도 후보 개인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과 조직에 의존해온 기존 유세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혁신당의 선거실험이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선거운동의 생산·유통 방식을 기술로 전환하려는 이번 시도는 국내 정치에서 보기 드문 실험으로, 향후 선거 문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런 방식은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고, 전략적으로도 참신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장기적으로 숏폼에 익숙한 세대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숏폼 중심 유세는 하나의 방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제 득표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아울러 숏폼 역시 영상 콘텐츠인 만큼 AI를 활용한 가짜뉴스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이를 어떻게 법적으로 규제하고 걸러낼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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