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사고 반사이익 끝...LG유플러스 ‘신뢰 리스크’ 시험대
||2026.04.22
||2026.04.22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경쟁사들의 보안 사고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LG유플러스가 가입자식별번호(IMSI) 설계 논란에 위약금 면제 요구에 직면했다.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와 KT 소액결제 사고 이후 자사로의 번호이동 효과를 누리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SKT 사고 이전인 2025년 3월 19.2%였던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지난 2월말 기준 19.6% 수준까지 확대된 상태다. 주가 역시 1만원 초반대에서 현재 1만7000원선까지 상승하는 등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서버 폐기 의혹·IMSI 논란…부메랑으로 돌아온 '보안' 리스크
하지만 침해사고 여파가 커지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거란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해킹 사고가 의심되는 서버를 고의로 폐기한 뒤 재설치해 보안 당국 포렌식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경찰은 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IMSI 설계 논란도 회사 신뢰도에 악영향을 줬다. LG유플러스는 2011년부터 고객 전화번호를 반영해 IMSI를 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망 접속 시 가입자를 식별하는 값인 IMSI는 다른 정보와 결합될 경우 보안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으로 번졌다.
LG유플러스는 현재 보안 강화 조치를 확대하며 진화에 나섰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업그레이드·교체를 진행하는 한편, 향후 5G 단독모드(SA)전환 과정에서 IMSI를 암호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위약금 면제 요구 확산…가입자 이탈 우려
회사의 후속 조치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LG유플러스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LG유플러스의 침해사고 은폐 행위가 악의적인 증거 인멸 또는 조사 방해로 인정될 경우 회사 귀책사유에 해당해 위약금 면제 조치가 가능하다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IMSI 체계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IMSI에 전화번호를 반영하는 구조라면 개인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단 LG유플러스는 IMSI 자체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으며 실제 유출 사례도 없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시민사회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서울YMCA는 LG유플러스의 IMSI 관리 부실과 침해사고 대응 문제를 이유로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위치 추적이나 스미싱 등 2차 피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LG유플러스의 보안 관리 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법적 기준 충족 여부와 별개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와 충분한 설명은 기본적 책무"라며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약금 면제 요구가 확산될 경우 가입자 이동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SKT와 KT 사례에서 확인됐듯 위약금 면제는 단기간 내 번호이동을 급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현재 점유율이 외부 변수에 따른 반사효과 성격이 강했던 만큼, 보안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가입자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회사 귀책 여부가 명확해질 경우 시장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 올해 1분기 LG유플러스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ISKT와 KT를 이탈한 고객을 흡수한데다 데이터센터의 매출 등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객 전화번호를 반영해 IMSI를 설계한 사실은 1분기 끝 무렵인 지난달 17일 처음 알려졌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 1분기 매출은 3조8634억원, 영업이익은 28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9.7%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G유플러스 실적과 점유율 흐름은 논란에 대한 진실성 있는 후속 조치와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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