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70% “檢 보완수사 필요”… 3명 중 2명은 “‘조기 조언’ 도입해야”
||2026.04.21
||2026.04.21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사 실무를 맡는 경찰 내부에서는 제도 보완 필요성을 인정하는 응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넘어간 사건에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0.0%에 달했고, 보완수사 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79.7%로 집계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는 최근 이같은 설문 결과를 담은 ‘수사체계 재정립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민 설문은 전국 성인남녀 1000명, 경찰 설문은 현직 경찰관 1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시점은 지난해 9~10월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논의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실무 경력이 짧은 수사관일수록 이런 인식은 더 뚜렷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필요성에 대한 긍정 응답은 수사 경력 3년 미만 집단에서 88.9%, 3년 이상 5년 미만 집단에서 79.3%로 나타났다. 5년 이상 10년 미만은 60.0%로 낮아졌고, 10년 이상 15년 미만과 15년 이상 20년 미만은 각각 30.0%, 33.3%였다. 다만 20년 이상 집단에서는 긍정 응답이 다시 80.0%로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초기 실무진과 고경력층에서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보완수사 필요성은 단순히 검찰 권한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복잡한 법리나 수사 내용과 관련해 검사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77.5%에 달했고, 현행 경·검 협력관계 자체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97.1%로 매우 높았다. 협력관계 개선이 필요한 이유로는 상호 협력·소통 환경 부재가 가장 많이 꼽혔고, 보완수사와 재수사 과정에서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핑퐁’ 현상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현장 실무가 요구하는 것은 사후 통제 강화만이 아니라고 풀이된다.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 뒤늦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사건 처리 기간만 길어지고 책임 소재도 흐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의 1차 수사 종결 이후 검찰이 사후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만으로는 수사지연과 부실수사 우려를 함께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검찰과 경찰이 법리 판단과 증거 수집 방향을 조율할 수 있는 협업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실제로 영국에서 수사 초기부터 검사가 경찰에 수사적·법률적 조언을 제공하는 ‘조기조언제도’가 한국에도 적절하다는 응답도 65.7%로 나타났다. 주요 사건에서 초기에 쟁점을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의 범위를 미리 가다듬으면, 뒤늦은 보완 요구나 재수사 요청을 줄이고 사건 처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완수사 필요성이 곧바로 검찰의 광범위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수사권 조정 이후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본 경찰 가운데 53.1%는 정당한 이유 없는 보완수사 요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미 수사 기록에 포함된 사항을 다시 보완하라고 하거나, 다른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요구처럼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제도 개선 논의는 권한 확대 여부만을 둘러싸고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경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 요구 기간과 횟수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검찰이 직접 보완 또는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범위는 무엇인지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사건 단계별 협의 절차와 실시간 소통 창구를 제도화해 불필요한 왕복을 줄이는 쪽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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