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타인, 첫 출소 후에도 하버드 인맥 활용… 학계 유착 논란 재점화
||2026.04.21
||2026.04.21
미성년자 성매매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 사망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앱스타인이 첫 출소 이후에도 하버드 대학교 인맥과 연구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계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앱스타인은 2009년 출소 직후 하버드 교수에게 “집에 돌아왔고 자유다”라는 이메일을 보내며 관계 복원을 시도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메일을 받은 교수는 “환상적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유죄 판결 이후에도 학계 주요 인사들과 접촉이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앱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13개월간 복역했고, 2019년 같은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이후 재판을 받던 중 뉴욕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정치·금융·재계 인사들과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나며 사건은 단순 범죄를 넘어 권력형 스캔들로 번졌다.
앱스타인은 1990년대부터 하버드와 관계를 맺고 총 840만달러(약 123억6312만원)를 기부하며 학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식 학위가 없음에도 연구 펠로십을 얻고 교수들과 공동 연구자처럼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범죄 유죄 판결 이후에도 일부 교수들과 자택에서 어울리거나 전용기에 동승하는 등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NYT에 따르면 하버드는 2020년 자체 조사에서 앱스타인과 관계된 일부 교수에 제재를 가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폐쇄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서는 당시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추가 관계가 다수 드러나며 ‘봐주기 조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특히 앱스타인은 하버드 전 총장인 로렌스 서머스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출소 이후에도 연락과 조언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부가 금지된 이후에도 관련 단체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자신의 이름을 대학 프로그램에 노출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하버드 로스쿨의 로런스 레식 교수는 이에 대해 “대학이 사안을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핵심 관계를 충분히 규명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는 현재 추가로 공개된 수백만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조사를 진행 중이며 일부 교수는 사임하거나 직무에서 배제됐다.
전 세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한 ‘앱스타인 스캔들’은 작년 앱스타인 파일 공개 이후 아직도 대중적 관심이 식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앱스타인에게 외설적인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를 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13일 1심에서 패소했다.
최근에는 미국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예고 없이 생방송 성명을 내고 자신이 앱스타인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해당 의혹은 거짓이며 단순한 사교적 접촉을 언론이 과장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과 금전적 이익을 위한 명예훼손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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