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전쟁 추경, 속도가 생명”…23일 요소수 방출·국가 재보험 도입
||2026.04.21
||2026.04.21

미국과 이란 간의 '시한부' 휴전 시한이 임박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자, 정부가 차량용 요소수 비축분 방출과 제4차 석유 최고가격 설정 등 고강도 수급 안정 조치에 돌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직접 시장 개입을 예고하는 한편, 민생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쟁 추경'의 신속한 집행을 전국 243개 지방정부에 강력히 주문했다.
김 총리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주재하고 범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김 총리는 “미국·이란 간 휴전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추가 수급 안정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전쟁 추경의 생명은 속도”라며 행정안전부를 향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포함한 20개 사업 예산이 신속히 집행되도록 지장자치단체의 편성 현황을 꼼꼼히 확인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 상반기 내 처리되어야 할 소부장법 등 217건의 핵심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점을 지적하며, 국무위원이 직접 국회를 찾아가 입법 골든타임을 확보할 것을 독려했다.
이어진 현안 토의에서는 각 부처의 경제 방어선 구축 현황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월 20일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49% 증가하는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오는 23일부터 공공 비축용 차량용 요소수를 선제적으로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24일에는 시장 상황과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최고가격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특사단 파견을 통해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213만톤의 나프타를 확보했으며, 6700억원 규모 수입 단가 차액지원 사업을 신속히 집행해 석유화학 제품의 내수 공급망을 방어하겠다고 보고했다.
금융과 해운 물류 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조치도 보고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사들의 보험료가 1000%까지 폭등했다는 김 총리의 우려 섞인 질문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해당 수역의 글로벌 재보험 가입이 막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긴밀히 논의하여 국가 차원의 재보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국가 재보험이란 전쟁 등 극단적 위기로 민간 보험망이 마비됐을 때, 정부가 직접 나서 선박과 화물의 피해를 보증해 주는 최후의 안전망을 뜻한다.
민생 복지와 국민 안전망 점검도 이뤄졌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취약계층 25만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사각지대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발달장애인 등 위기가구에 대해서는 당사자 동의가 없더라도 담당 공무원의 '직권 생계급여 신청'을 허용해 지원 속도를 극대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의료 현장에서 품귀 조짐을 보이는 주사기 등 의료 소모품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5개 단속반을 투입해 유통 현장 매점매석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과 미국 화물선 나포 등으로 군사적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며, 중동 체류 국민 1만4000명의 안전 확보에 외교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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