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ETF 400조·시총 5000조’ 시대 열었지만…중동 변수 '여전'
||2026.04.21
||2026.04.21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국내 주시시장 시가총액이 중동 전쟁의 충격을 딛고 다시 5000조원대로 올라섰다.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도 사상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불안정이 계속되며 하루 단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코스피는 20일 전거래일 대비 27.17(0.44%)포인트 오른 6219.09으로 장을 마쳤다. 52주 최고가인 6347.41을 두고 보합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ETF 시장은 지난 15일 기준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총액이 40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상승 추세가 일방적으로 이어진다기보다 외부 변수에 따라 등락 폭이 커지는 장세로 보인다. 3월 말 이후 국내 증시는 중동 관련 뉴스와 유가 흐름에 따라 방향성을 수시로 바꾸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이런 불안 속에서도 개인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은 두드러지게 늘었다. 202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직접 투자와 고객 예탁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포함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개인 자금 총 규모는 14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1~2월 신규 유입 규모만 45조원으로, 2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유입액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자금 중 개인 비중이 57%에 달하고 ETF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기관 투자자를 웃돌았다.
가계 자산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예금·부동산·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총 160조원 이상의 가계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예금에서 약 40조원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매각 자금의 증시 유입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식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자금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4개월간 해외 주식에서 이탈한 자금은 17조원으로 추정되는데 해외 주식 보유 총액 243조원의 7% 수준에 불과해 향후 추가 유입 여지가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주식 보유 비중이 전체 해외 주식의 94%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 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수록 국내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책 환경도 증시에 우호적인 재료로 남아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있다.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운영하고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도 구축해 외국 기관 간 야간 원화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외국 법인의 실명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인 개인 투자자도 현지 금융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보다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영문 공시는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제출 대상과 기한도 확대·단축한다. 무차입공매도 실시간 적발 시스템(NSDS) 참여 기관에 대해서는 중복 감리 자료 제출 의무를 면제해 이중 규제를 줄이는 방안도 담겼다.
당국은 상장폐지 요건 정비와 중복상장 관행 개선, 결제 주기 단축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과제도 함께 추진 중이다.
MSCI가 한국 시장을 검토할 때마다 반복해서 지적한 사안들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신뢰하고 장기 자금을 맡길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자본시장 개혁 현황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구 부총리는 지난 1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사흘간 3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히며 MSCI 편입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다만 코스피가 중동 상황이 다시 악화할 경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변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5000~6000선 내외로 제시하는 시각이 많고 당분간 외부 변수에 따라 등락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외국인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차익실현 등으로 3월까지 대규모 매도를 이어갔지만 2분기부터는 매수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 목표 7500포인트는 가시권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 시장이 글로벌 증시에서 수익성 대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고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2% 늘어난 866조원으로 사상 최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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