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서 생성형 AI까지…‘무어의 법칙’ 어디까지 유효한가
||2026.04.20
||2026.04.20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반도체 산업의 상징적 개념인 '무어의 법칙'이 제시된 지 60년이 지난 현재, 업계는 그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기술 발전의 기준선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이 개념이 반도체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설명하는 틀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 증가와 비용 하락을 동시에 설명해 온 개념으로, 기술 산업 전반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아 왔다.
무어의 법칙은 1965년 4월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반도체 산업의 향후 10년을 전망하면서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트랜지스터 등 회로 부품 수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하는 흐름을 관찰하고, 이러한 추세가 최소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이 법칙은 컴퓨팅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는 동시에 비용은 낮아진다는 산업의 기본 원리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반도체 산업은 무어의 초기 예상보다 훨씬 오랜 기간 이 흐름을 이어왔다. 1970년대 초 단일 칩에 수천 개 수준이던 트랜지스터 수는 2000년대 들어 수천만 개로 늘어나며 약 30년 만에 수만 배 확대됐다. 30년이 채 안 되는 사이 1만800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이러한 증가 속도가 점차 둔화하고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졌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트랜지스터 증가 주기가 기존보다 느려졌다고 밝히며, 과거와 같은 속도의 기하급수 성장은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이런 변화는 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기하급수 성장 구간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산업 전반에서 유효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며 개념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2025년 AI 발전 속도를 설명하면서 무어의 법칙을 언급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모델 성능은 빠르게 향상되는 반면, 사용 비용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반도체 산업의 성장 경로와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AI 연산 비용은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알트먼은 문맥 토큰 기준 비용이 1년 사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고, 2023년부터 2024년 중반 사이에는 챗GPT의 토큰당 가격이 약 15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도 했다. 이는 성능 개선과 비용 절감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AI 산업에서도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무어의 법칙은 더 이상 반도체 미세공정의 속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처럼 트랜지스터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지만, 더 높은 성능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려는 산업의 경쟁 원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반도체와 AI 산업 모두에서 성능과 비용의 균형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한 가운데, 무어의 법칙은 형태를 바꾸며 현재진행형의 기준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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