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과급 전쟁 확산…현대차 노조 영업익 30% 요구에 삼성 파업 카드까지
||2026.04.20
||2026.04.20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대기업 노동조합의 고율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며 산업계 전반으로 노사 갈등이 번지는 양상이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금 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에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은 10조3648억원으로, 이를 단순 적용하면 성과급 규모는 3조원을 웃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범위를 협력업체 직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상여금 800% 인상, 완전 월급제 도입, 정년 연장(최장 65세), 신규 인력 충원 등 임금체계 전반에 대한 요구도 담겼다.
이 같은 현상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체계를 요구하는 중이다.
증권가가 추정한 연간 영업이익 약 298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 규모는 44조7000억원 수준이다. 노조는 당초 20% 수준을 요구했으나 이후 15%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조 측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최소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협상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추가 재교섭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사측은 임금 협상 과정에서 “국내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메모리 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 기준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이 노조는 성과급 재원 기준을 기존 영업이익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며 요구 수준을 높인 상태다. 이에 따라 성과급 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기본급 1000%’로 설정됐던 상한도 폐지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20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약 20조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성과급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업 내부에서는 자본 배분을 둘러싼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성과급 재원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보다 우선될 경우 투자자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11조1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노조 요구가 반영될 경우 성과급 규모가 이를 크게 웃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성과에 따른 보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익 연동형 고율 성과급 구조가 기업의 투자 여력과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과급 기준이 높아질수록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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