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ED 칩 제조사, 네덜란드 업체 인수 무산…美 안보심사에 제동
||2026.04.20
||2026.04.20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중국 발광다이오드(LED) 칩 제조사 싼안 광전자의 네덜란드 기술기업 루미레즈 홀딩 인수가 미국 당국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미중 기술 갈등이 유럽 기업 인수까지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인수합병(M&A) 환경의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싼안 광전자의 말레이시아 파트너 이너리 아메트론 버하드는 2억3900만달러 규모의 현금 인수안을 철회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외국인 투자 위원회(CFIUS)가 해당 거래에 대해 "해결할 수 없는 국가안보 위험"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내려졌다.
싼안 광전자는 공시를 통해 CFIUS가 심사 신청 철회와 거래 포기를 요구했으며, 양측이 이를 받아들여 공식적으로 인수 절차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당초 싼안 광전자가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추진됐다.
앞서 싼안 광전자는 2025년 루미레즈와 그 유럽·아시아 자회사를 100%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생산시설 확보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회사는 당시 인수가 해외 매출 확대와 글로벌화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인수 계약상 필수 조건이었던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확보가 무산되면서 거래는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싼안 광전자는 이번 인수 철회가 재무 상태나 일상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고급 LED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전략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루미레즈를 둘러싼 중국계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필립스가 지분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에도 중국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2016년 CFIUS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미국 당국은 LED 제조에 활용되는 이중용도 반도체 기술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루미레즈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인수됐지만, 높은 부채 부담 속에 2022년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번 사례는 중국 기술기업의 해외 인수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중국 통신사업자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운영 제한을 검토하는 등 규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도 관련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넥스페리아와 모회사 윙테크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 지배구조와 안보 이슈가 맞물리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번 거래 무산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유럽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각국의 안보 심사와 외교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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