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그랜버드 신규 계약 중단, 디젤 버스 시대 저물고 전동화 PBV로 선회
||2026.04.19
||2026.04.19
국내 대형 버스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기아 그랜버드가 32년 만에 신규 계약을 중단하며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이미 3년 치 생산 물량의 예약이 완료된 가운데, 이번 결정은 단순한 라인업 정리를 넘어 디젤 중심의 대형 버스 시대가 저물고 수소·전기차 기반의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 밀려 있는 주문만 3,600대, 인도까지 최소 3년 소요
1994년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시작된 그랜버드는 국내 전세버스 시장의 약 30%를 책임져온 상징적인 모델이다. 현재 기아 광주 하남 특수차량 공장에서 하루 5대 수준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쌓여 있는 잔여 주문은 약 3,600대에 달한다.
현재의 생산 속도를 고려하면 지금 차량을 계약하더라도 2027년 이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기아 측은 단산 여부를 공식 확정하지 않았으나, 신규 접수를 중단하며 사실상 내연기관 대형 버스 시장에서의 단계적 이탈을 예고하고 있다.
| 디젤 버스의 황혼, 전동화 PBV로의 전략적 체질 개선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기아가 추진 중인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중심의 전동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디젤 대형 버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기아는 기존 내연기관 라인업 대신 수소 및 전기 기반의 차세대 상용차 생산 라인 구축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그랜버드의 계약 중단은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기아가 대형 버스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지, 혹은 수소·전기 모델로 그랜버드의 명맥을 이을지는 향후 브랜드 전략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현대차 단일 공급 체제 심화... 수입 버스의 한계는 여전
그랜버드의 퇴장이 현실화될 경우, 국산 대형 버스 선택지는 사실상 현대차 '유니버스'로 좁아지게 된다. 과거 자일대우버스의 공급 중단에 이어 기아까지 물러나면, 현대차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독주 체제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BYD 등 중국산 수입 버스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국내 도로 규격에 맞춘 차체 제한과 전용 충전 인프라 부족, 까다로운 보조금 기준 등으로 인해 당장 현대차 유니버스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구매자의 선택권이 사라지며 공급 단가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차령 제한 직면한 전세버스 업계, 실구매자의 깊어지는 고민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전세버스 업계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전세버스의 수명(차령)은 최대 13년으로 제한된다. 노후 차량을 적기에 교체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진 상황이 경영상의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 및 통근 버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결국 소비자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계약 중단에 따른 피해 사례를 취합해 정부에 공급 안정화 대책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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